인텔이 21일(미국 현지시간, 한국시간 22일 1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진행된 파운드리 생태계 행사 'IFS 다이렉트 커넥트 2024'를 통해 최선단 반도체 생산 공정 '인텔 14A'를 공개하고 오는 2027년 경 이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팻 겔싱어 CEO 취임 직후인 2021년 7월 말 "향후 4년 동안 5개 공정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대만 TSMC와 삼성전자의 7-3나노급 공정에 해당하는 인텔 7·4·3 공정이 이미 양산에 들어갔거나 올 상반기 양산 예정이다.
당시 공개된 공정 로드맵 중 가장 마지막 단계에 있는 1.8나노급 공정 '인텔 18A'도 내년 상반기 가동 예정이다. 여기에 1.4나노급 '인텔 14A'로 2010년대 후반부터 10여 년 가까이 내 줬던 공정 우위를 되찾겠다는 것이 인텔 목표다.
■ EUV 대신 DUV 선택한 인텔, 초미세공정서 열세
인텔은 2010년 초반만 해도 "2015년 10나노급 공정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노광 기술에서 EUV(극자외선) 대신 DUV(심자외선)를 선택한 댓가로 TSMC·삼성전자 등 경쟁사 대비 초미세공정에 열세에 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2021년 3월 "과거 인텔이 10·7나노급 공정 로드맵을 설계할 때만 해도 EUV 공정은 미성숙했다. 이에 DUV 기술을 활용했지만 복잡성이 늘어났고 10나노급 공정도 지연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인텔이 처음 생산한 10나노급 제품은 2018년 소량 출시된 노트북용 '캐논레이크' 프로세서다. 양산품인 노트북용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스레이크)는 2019년에 나왔다. 데스크톱용 프로세서에 10나노급 공정이 적용된 것은 2021년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엘더레이크)부터다.
■ 인텔, 올 하반기 2나노급 공정으로 미세 공정 역전
인텔이 EUV 기반 4나노급 공정 '인텔 4'를 적용한 첫 제품인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메테오레이크)는 작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TSMC·삼성전자(2021년) 대비 격차를 2년 가까이 줄였다.
인텔 4 공정을 개량한 인텔 3 공정은 올 상반기 서버용 프로세서인 '시에라 포레스트'(E코어 기반), '그래나이트래피즈'(P코어 기반) 생산에 활용된다. 그러나 TSMC·삼성전자(2022년) 대비 2년 가까이 격차가 남아 있다.
반면 2나노급 공정부터는 인텔의 역전 가능성이 열려 있다. TSMC와 삼성전자는 2나노급 공정 가동 시점을 2025년으로 잡았다. 반면 인텔은 2나노급 '인텔 20A' 공정 기반 실제 제품을 경쟁사 대비 반 년 가량 앞선 올 하반기부터 투입 예정이다.
인텔은 지난 해 9월 '인텔 이노베이션' 행사에서 인텔 20A 기반 모바일(노트북)용 프로세서 '루나레이크' 시제품으로 생성 AI 구동 시연을 진행했다. 또 지난 1월 CES 2024에서는 시제품 실물도 공개됐다.
■ 고개구율 EUV 기반 '인텔 14A', 유럽에도 적용되나
인텔이 이날 공개한 '인텔 14A' 공정은 보다 세밀한 회로를 새길 수 있는 고개구율(High-NA) EUV를 활용한다. 이와 함께 새로운 트랜지스터 '리본펫'(RibbonFET), 후면 전력 전달 기술 '파워비아'(PowerVIA) 등도 함께 적용 예정이다.
인텔은 2022년 네덜란드 ASML과 고개구율 EUV 노광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 1월 초 실제 장비인 '트윈스캔 EXE:5000'이 미국 오레곤 주 힐스보로 소재 인텔 시설에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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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14A 공정은 2027년을 전후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텔 관계자는 사전 브리핑에서 "인텔 14A 공정은 오레곤 소재 생산 시설에서 개발되며 전체 공정이 완성되면 세계 각지 생산 시설에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오레곤 이외에 유럽도 생산 거점으로 예상된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1월 중순 진행된 다보스포럼에서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세울 반도체 생산 시설은 인텔 18A 공정 이후 1.5나노급 이하 선단공정을 다룰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