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쌓이고 표심 압박에…바이든 "전기차 전환 규정 완화"

오는 봄 발표 예정…2030년 이후 전기차 급격한 증가로 기준 완화

디지털경제입력 :2024/02/19 14:54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전환 목표를 완화할 계획이다. 특히 북미 자동차 시장 빅3 (제너럴모터스·포드·스텔란티스) 중 두 개 기업이 전기차 전환 목표를 늦추는 등 전략 수정에 들어가면서 오는 11월 대선 표심에 영향을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자동차 업계와 노동조합의 요구대로 작년 4월 환경보호청(EPA)이 발표한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완화할 계획이다.

기존 EPA 기준은 전기차의 점유율을 지난해 7.6%에서 2032년 67%까지 확대하도록 제안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법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하지만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연합과 노조의 반발에 계획 수정에 나섰다. NYT는 새롭게 수정될 계획안에 전기차 판매는 2030년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하다가 2030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EPA 관계자는 "정부는 자동차 제조업체에 전기차 판매를 빠르게 늘리도록 요구하는 대신 더 많은 시간을 줄 것"이라며 "새로운 규정은 이른 봄쯤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계획검토에 나선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면서 노조의 표심을 감안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NYT에 따르면 숀 페인(Shawn Fain) 전미자동차노조(UAW) 회장은 EPA가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처음 발표했을 때 "노조가 전기차 전환에 대한 우려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 지지를 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조립에 필요한 인력이 적고 노조가 거의 없는 주에 많은 전기차 공장이 건설되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에 대해 늘 경계해 왔기 때문이다.

전기차 성장이 둔화하는 것도 이같은 정책 변화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미국에서 역대 최대치인 120만대 전기차가 판매됐지만, 목표치를 달성하기엔 판매량이 줄고 있다.

미국 전기차 중 판매량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포드 F-150 라이트닝은 대기자가 20만대에 달했지만 지난해 기준 2만4천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포드가 15만대가량 팔릴 것이라는 예측에 한참 못 미치는 판매량이다.

이에 전기차 판매 확대를 자신하던 기업들이 전략 수정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자동차 빅3 기업 중 GM과 포드는 전기차 목표치를 낮추고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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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바라 GM 회장은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40만대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자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하이브리드차를 북미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포드도 전기차 투자를 줄이고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수요를 대응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