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전청조(28)씨가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한때 재혼 상대였던 전 펜싱 국가대표 선수 남현희(43)씨와 경호실장 이모(27)씨를 공범으로 지목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는 전날(1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전씨와 경호원 이씨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법정에 선 전씨는 '범행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누구냐'는 검사의 신문에 "남씨와 이씨"라고 증언했다.
전씨는 "이씨는 내 고향 친구와 선후배 관계"라며 "그래서 다른 사람과 달리 친근감이 느껴졌고 그 이후 함께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씨는 나와 관련된 모든 일을 다했다"며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전씨의 경호원 행세를 하며 고급 주거지와 외제 차량을 빌리는 데 자신의 명의를 제공하고 피해금 약 21억원 상당의 사기 범죄 수익을 전씨의 지시를 받아 사용하거나 이체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본인 명의로 단기 임차한 월세 3500만원의 고급 레지던스와 슈퍼카, 일반 신용카드에 한정 발급되는 한도 무제한의 블랙 카드처럼 보이게 외관을 바꿔 전씨에게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피해자 중 가장 큰 금액을 피해 본 박모씨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환전하는 것을 남씨와 이씨가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달러는 남씨가 현금으로 환전한 것으로 안다"며 "이씨와 남씨, 저 셋이서 환전했다. 나머지 현금은 남씨와 이씨에게 각각 용돈으로 지급됐다"고 말했다.
이씨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자신은 고용주인 전씨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며 전씨의 실체를 몰랐다는 취지다.
전씨는 이씨와 함께 국내 유명 기업의 숨겨진 후계자와 경호 실장 행세를 하며 투자자들을 모집한 뒤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27명에게서 30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이와 별도로 2022년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동일한 방법으로 피해자 5명에게서 약 3억5800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해 11월 29일 전씨와 이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한편 경찰은 사기방조 등 혐의로 고소·고발된 남씨에 대해선 아직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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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와 이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서울동부지법에서 오는 1월 22일에 열릴 예정이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