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본격적으로 배터리 폼팩터를 다양화할 기세다. 그간 집중하지 않았던 기술력을 동력으로 제품 라인업을 다각화해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준비다. 특히 SK온은 원통형 배터리와 각형 개발도 임박했다고 언급하는 등 배터리 3사의 외연 확장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SK온은 그간 단일 폼팩터인 파우치형 배터리에만 집중해왔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의 다양성 부족이 취약점으로 거론돼 왔다. SK온은 지난해 '인터배터리 2023'에서 각형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원통형 배터리까지 개발에 성공할 경우 세 가지 폼팩터 모두를 구축하게 된다. 특히 SK온이 자랑하는 급속 충전 기술로 18분 동안 80% 이상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고무적인 요소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2024'에서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은 "원통형 (개발을) 하고 있고 앞으로 고객 기반을 넓히기 위해 케미스트리(화학 구성)도 여러 가지 개발할 것"이라며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게 (사업의) 방향인 것 같다"고 언급해 사실상 원통형 배터리 개발 완료가 임박했다는 뜻을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에서도 니켈 함량을 줄인 미드니켈 배터리 개발을 예고한 상태다. 니켈이 40~60% 함유될 경우 미드니켈 배터리에 해당한다. 미드니켈은 하이니켈 대비 니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광물 가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준비 중인 고전압 미드니켈 NCM 배터리는 기존 하이니켈 배터리 대비 가격이 약 10% 가량 저렴하다. 또 발열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열 안전성도 30% 이상 높다.
폼팩터 다양화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으로 예정됐던 미드니켈 양산 시점을 올해로 당겨잡기도 했다. 미드니켈 뿐만 아니라 고가 시장인 하이니켈을 비롯해 저가형인 LFP(리튬인산철) 개발도 본격 시작하는 등 회사가 공언한 '질적 성장'을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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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회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해 삼성SDI는 국내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준공하고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양산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술적 난도가 높은 것도 현실이지만 확실한 '게임체인저'가 될 전고체 배터리 개발 전에서 우위를 점해 신규 고객사 확보 등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시장 둔화를 넘어설 방안으로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를 제시했다. 그는 "최근 신설한 ASB(전고체 배터리) 사업화추진팀을 중심으로 미래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인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차세대 제품 및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