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세모녀, 상속세 내려고 2.8兆 주식 매각

개장 전 블록딜…"상속세 세율 과도해 개편 필요"

삼성 오너 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 일부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전자 지분 총 2조1천689억원어치(2천982만9천183주)를 블록딜로 개장 전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매각한 삼성전자 지분은 홍라희 전 관장 0.32%(1천932만4천106주), 이부진 사장 0.04%(240만1천223주), 이서현 이사장 0.14%(810만3천854주)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홍라희 여사 (사진=뉴스1)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0.65%), 삼성SDS(1.95%), 삼성생명(1.16%)의 일부 지분도 블록딜 형태로 처분했다. 세 모녀가 이번에 매각한 주식 규모만 2조8천억원이다.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삼성 오너 일가가 내야 할 상속세는 12조원에 달한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지난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세 모녀는 그동안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앞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았지만, 연간 이자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등 자금 압박이 큰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상속세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세의 기본원칙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합리적으로 부과될 수 있도록, 현행 ’유산세(부모 유산에 과세)‘ 방식을 ’유산취득세(자식이 취득한 유산에 과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경제계의 주장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신년사에서 "우리 법인세와 상속세의 세율은 세계적으로 과도하게 높아 '기업 하고자 하는 의지'를 꺾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