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 트렌드 바꾸는 역검(역량검사)···MZ취준생 "학원 안가요"

"지식, 암기 테스트 시대 아냐"…문제와 결과 모두 공개하는 MZ시대 채용과도 맞아

디지털경제입력 :2024/01/09 10:28    수정: 2024/01/09 11:05

#올해 상반기 졸업을 앞둔 취준생 A씨. 쉬는시간 틈틈이 PC로 채용플랫폼 '잡다(JOBDA)' 사이트에 접속해 역검(역량검사) 튜토리얼에 응시한다. 기존에 응시한 후 저장해 둔 역검 결과로 '잡다' 사이트에서 제안해준 나와 잘 맞는 기업이나 직무 추천 공고를 확인하고 마음에 든 기업이 있으면 역검 결과를 제출하기도 한다.

취업시장에 '역검'이 도입되고 역량 기반 채용이 확산하면서 취준생들의 취업 준비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기업 채용 과정에서 지식 테스트나 스펙 비중이 줄어들고, 역량을 확인하는 역검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취준생들은 입사 과정에서 무슨 문제가 나올지 고심하며 기존처럼 수십 권의 문제집을 풀지 않아도 된다. 학원이나 컨설팅도 받을 필요가 없다.

IT기업 입사 2년차인 김상동 씨가 대표적이다. 역검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그는 "잡다 사이트를 통해 기업에서 면접 제안을 받아 커피챗 진행 후 개발팀에 입사했다"고 밝혔다.

역검은 문제가 모두 공개돼 있다. 이에, 공식 사이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연습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결과표와 추천 기업, 추천 직무도 알려준다. 기업에서 지원자의 어떤 부분을 확인하는지와 자신의 강약점, 잘 맞는 기업문화와 업무영역 확인도 가능하다. 이 모든 걸 전부 무료로 할 수 있다.

한 취준생이 잡다(JOBDA) 사이트 내 역검(역량검사) 무료 연습 페이지를 사용하고 있다.

'역검' 보급사인 마이다스인은 “역검은 지식이나 암기 능력을 보는 것이 아니다. 전략게임, 성향파악, 영상면접을 통해 지원자가 어떤 역량을 갖고 있는지, 또 어떤 기업과 직무에 잘 맞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학습효과가 없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문제와 결과 공개가 가능하며, 응시에 익숙해지면 이후 반복적으로 응시해도 결과가 유사하게 나온다"면서 "눈동자 떨림, 카메라 각도, 고개 흔들림, 웃음 등이 결과에 반영된다는 것은 모두 허위 정보다.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잡다' 사이트는 튜토리얼과 월 5회 응시 무료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검사 과정에 익숙해진 후 응시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실제 취준생들이 말하는 '역검'에 대한 반응은 호의적이다. 3개 기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모두 역검에 응시했다는 류건석 씨는 “처음에 굉장히 생소한 채용 전형이었는데 무료로 실전과 똑같은 검사를 응시해볼 수 있어 바로 적응했다"면서 "일부 기업은 응시 결과를 그대로 지원서로 제출할 수 있어 편했다"고 들려줬다. 또다른 취준생 강윤화씨는 “튜토리얼은 역검과 똑같이 구성돼 있다. 그래서 어렵거나 익숙하지 않은 영역을 무제한 반복 연습했다”고 밝혔고, 엄세정 취준생은 “무료로 연습 응시를 해볼 수 있어 비용 부담이 적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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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검 개발사이자 마이다스인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자인원의 신미영 실장은 “역검은 물론이고 점점 기업들의 역량 기반 채용이 활성화하면서 무분별한 스펙을 쌓도록 유도하는 채용전형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취업 준비에 서울 등 수도권이 유리하다는 인식과 취업 준비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나타나는 그릇된 현상들도 줄어들고 있다"면서 "지식과 스펙은 이제 챗GPT를 따라잡을 수 없다. 다양한 역량과 문제 해결력을 가진 인재들이 기업 현장에서 요구될 것이고, 취업 준비 과정도 사교육에서 벗어나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고 잘 맞는 환경과 업무를 찾아 나서는 여정으로 혁신될 것이다. 역검은 그 시작일 뿐” 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이다스인에 따르면 작년말까지 역검에 응시한 지원자는 약 120만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