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새해 벽두부터 진도 7도 이상의 대지진과 공항에서 비행기끼리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재난과 사고가 잇달아 일본 여행을 계획한 한국인들이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일본이 가까운 데다 엔화 약세로 최근 한국에서 일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정부 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일본을 찾은 관광객 2233만 명 중 한국인이 618만 명이었다. 이는 국가별 1위다. 한국인 방문객이 전체 방문객의 27.1%를 차지, 대만과 중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한 것.
일본은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인 것이다.
그런 일본에서 새해 첫날 대지진으로, 다음날은 비행기 충돌로 도쿄의 주요 공항인 하네다 공항이 일시 마비됐다.
지난 1일 이사카와현 노토 지역에서 지도 7.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2018년 9월 홋카이도 지진 이후 일본에서 진도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3일 오전 10시 현재 사망자가 62명으로 집계됐으며, 지진 여파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와지마시에서는 주택 등 약 200동, 총 4000㎡ 면적이 전소했다. 또 가옥 붕괴는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130채가 넘는다.
이뿐 아니라 2일에는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비행기끼리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 모두 5명이 숨졌다.
2일 오후 5시 47분께 하네다 공항에서 활주로를 달리던 두 항공기가 충돌, 두 항공기 모두 전소하는 대형화재가 발생한 것.
400명 가까이가 타고 있던 일본항공 탑승객들이 탈출 슈트(슬라이드)를 이용, 전원 탈출한 반면 6명이 탔던 해상보안청 항공기에서는 1명만 탈출에 성공,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고로 3일 하네다 공항을 이·착륙하는 비행기 약 100편이 결항됐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일본항공(JAL) 국내선 44편과 전일본공수(ANA) 국내선 54편·국제선 1편이 결항됐다고 보도했다. 이 중 ANA의 국제선 여객기는 한국 김포공항 출발, 하네다 공항 도착 편이다.
이처럼 재난과 사고가 잇따르자 1월에 일본 여행을 계획한 한국인들이 고민에 빠졌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시민들은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진이 계속 되고 있다는 소식에 불안해 여행취소를 고민 중이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주요 여행사들은 일본 여행 상품 취소 시 기존 약관대로 위약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위약금 면제는 없다는 의미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주요 여행지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은 진원지와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어 항공, 호텔 등이 정상 운영 중"이라며 "여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시카와현은 한국 여행객이 주로 찾는 도시와 크게 떨어져 있다. 이시카와현은 도쿄에서 560㎞, 후쿠오카에서 850㎞, 오사카에서 290㎞ 각각 떨어져 있다.
그래도 꺼림직하다는 반응이 많다. 오는 5일부터 9일까지 일본 교토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박모씨(60)는 "교토가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지역의 반대편이어서 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꺼림직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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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처음 가족 해외여행인데 취소하기도 그렇다"며 "진퇴양란"이라고 덧붙였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