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역 70대남, 사별 아내의 추억 담긴 가방 찾았다

생활입력 :2023/12/22 09:02

온라인이슈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의 추억과 유품이 담긴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날 살리는 셈치고 제발 가방을 돌려달라'호소,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던 70대 노인의 간절함이 통했다.

22일 공항철도측은 76세 고모씨가 지난 8일 오후 7시30분쯤 계양역 부근에서 잃어버렸다는 가방이 공항철도 검암역 유실물 센터에 있는 것을 확인, 21일 고씨에게 되돌려 줬다고 밝혔다.

고모씨(76·남)가 인천 계양역 일대에 붙인 가방을 찾아달라는 호소문.(SNS 갈무리) © News1

고씨는 "계양역 앞 도로에서 노트북이 들어있는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지난 9일부터 계양역 일대 10곳에 호소문을 붙이고 경찰에 신고했다.

고씨가 아내의 모든 것이 담겼다는 가방을 찾은 건 고씨의 호소문을 본 네티즌들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인천 계양역 갔다가 눈물 찔끔함"이라는 내용의 글과 고씨가 부착한 A4 용지 호소문 사진이 크게 화제를 모았고 여러 언론들도 다뤘다.

고씨는 "백팩 속 내용물 중 USB 여러 개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집사람 관련 내용과 집사람이 사용한 전화기 등 이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며 "사람 한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 주시면 그 대가는 분명히 후사하겠다. 제발 살려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고씨에 따르면 분실 당시 충남 서산 출장에서 올라오던 길에 아들의 차를 탔고, 노트북이 든 가방을 길가에 잠시 둔 것을 깜박하고 챙기지 못한 채 귀가했다는 것.

특히 가방속에 든 USB에는 49년 동안 결혼생활을 한 아내의 생전 사진이 담겨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고씨의 아내는 유방암 투병을 하다 완치판정을 받았고,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중 2021년 10월24일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울러 노트북 안에는 그가 에너지진단사로 16년 동안 수행한 업무내용이 들어 있었다. 전국에 출장을 다니며 수집한 건물들에 대한 자료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고씨의 안타까움을 해결하려고 나선 경찰은 주변 CCTV를 확인한 결과, 고씨가 계양역에서 내릴 때 가방을 메지 않은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가방을 전동차 안에 둔 것으로 판단한 경찰은 이러한 사실을 고씨에게 알렸다.

고씨는 "검암역유실물 센터에 연락했더니 다행히 가방이 있었다"며 "저에겐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아내의 유품을 되찾게 돼서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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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