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식당가, '로봇 성지'로 바뀌고 있다

매장 효율성 향상 위해 너도나도 로봇 도입…유통가 관심

홈&모바일입력 :2023/12/07 08:52    수정: 2023/12/07 14:41

서울 성수동 식당가 풍경이 변화하고 있다. 매장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로봇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다.

성수동은 로봇 스타트업이 많은 지역이다. 이 업체들이 인근 식당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로봇 업계를 넘어 푸드테크와 유통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시간당 200개 뚝딱…햄버거 패티 조리로봇"

수제버거 전문점 '바스버거 성수점'에서는 패티 굽는 로봇이 직원들과 함께 일한다. 직원이 패티를 로봇에 올리기만 하면 이후 조리 과정은 로봇이 모두 처리한다. 이 매장은 성수동 인근 지역 배달 주문까지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주방 자동화 로봇을 도입했다.

에니아이 햄버거 패티 조리로봇 '알파 그릴'이 바스버거 성수점에서 패티를 굽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패티 양면을 동시 조리하는 방식의 이 로봇은 성수동에 위치한 조리로봇 스타트업 에니아이가 개발한 '알파 그릴'이다. 사전에 온도와 두께, 시간 등 레시피를 입력하면 이에 맞게 조리해준다. 기존 조리법 대비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생산 속도도 높였다.

이광훈 바스버거 매장운영팀장은 "로봇 도입 후 조리속도가 2배 이상 빨라져 손님 대기 시간이 줄었고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근무환경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 "커피 주문하면 로봇이 엘리베이터 타고 배송"

서울숲 ITCT 지식산업센터 1층에 위치한 '카페랏102'는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와 협업해 실내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지식산업센터 내 사무실에서 앱으로 음료를 주문하면, 매장에서 실내배송 로봇을 이용해 배달해 준다. 매장 직원이 커피를 로봇에 넣고 층수를 입력하면 로봇이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탑승하고 문 앞까지 음료를 배달한다.

베어로보틱스 실내 배달로봇 '서비리프트'가 서울숲 ITCT 지식산업센터 내 사무실에 음료를 배달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베어로보틱스 관계자는 "실내 배달로봇을 활용하면 직원은 고객 서비스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며 "매장 대기 시간이 줄어들어 효율적인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로봇이 커피·아이스크림 24시간 제조"

서비스 로봇 업체 로브로스는 지난 1월 성수동에 로봇 카페 '베러댄유어스'를 열었다. 고객이 키오스크로 디저트 메뉴를 주문하면 로봇 2대가 역할을 분담해 음료를 만든다. 영수증에 인쇄된 QR코드를 픽업대에서 스캔하면 고객이 주문한 메뉴를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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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로스는 성수동을 중심으로 베러댄유어스 매장을 추가로 열고 서비스로봇 범주를 점차 늘려나갈 방침이다.

서울 성수동 로봇카페 '베러댄유어스'. 음료 제조에 로봇 2대를 동시 활용해 주문 응대 시간을 단축했다. 좌측 로봇은 얼음을 준비하고 우측 로봇은 샷을 추출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노승준 로브로스 대표는 "서비스 로봇을 도입해서 얻는 이익은 보통 사업자가 얻게 되는데, 이를 이용하고 돈을 내는 소비자들도 합당한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과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