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폐렴…호흡기 감염병 '멀티데믹' 우려

지난주 독감 의심 환자 분율 37.4명…유행기준의 5배 ↑

생활입력 :2023/11/25 08:46

온라인이슈팀

독감부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까지 호흡기 감염병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러 감염병이 동시에 확산되는 '멀티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 중심으로 호흡기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주의가 요망된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11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건강증진의원 강서에서 어르신이 독감 무료 접종을 받고 있다. 2023.10.11.

2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1월12일~18일(46주 차)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독감)으로 의심되는 환자 분율은 37.4명으로, 유행 기준(6.5명)의 5.7배에 달한다.

독감 유행 규모는 같은 기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최근 5년간 독감 의심 환자 분율 추이를 보면 2018년 10.1명→2019년 8.2명→2020년 3.3명→2021년 4.0명→2022년 13.2명→2023년 37.4명이다.

특히 이번 독감 유행은 소아와 학령기 아동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13~18세(87.3명)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7~12세(84.6명), 19~49세(39.1명), 1~6세(29.2명), 50~64세(20.1명), 65세 이상(10.4명) 순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영유아·아동 중심 유행세와 관련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독감에) 감염이 되지 않으면서, 자연 면역력이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감염이 되지 않은 영유아와 초등학생들이 많이 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흡기 감염증으로 인한 입원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질병청의 바이러스성 급성 호흡기 감염증 입원환자 감시 결과 환자의 31.5%가, 중증 급성 호흡기 감염증 입원환자 감시 결과 27.0%가 독감 환자로 나타났다.

급성 호흡기 감염증인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환자 또한 최근 몇 주간 증가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감염증은 발열, 두통, 콧물, 인후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약 20일 정도간 증상 발현이 이어진다. 지난 한 주 세균성 입원환자(235명)가운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으로 입원한 환자(230명)가 97.9%를 차지했다

한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수는 3주 연속 감소하면서 한풀 꺾인 모양새지만 여전히 고령층 확진자 비율은 3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11월 3주 차(11월12일~18일) 주간 신규 양성자는 6088명으로 이중 60세 이상 확진자는 34.4%를 차지했다.

독감, 폐렴 등 호흡기 바이러스 환자 증가가 겹치면서 여러 감염병이 동시에 확산되는 '멀티데믹'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멀티데믹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 독감, 라이노 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즈마 등 호흡기 바이러스 세균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코로나19 방역이 전면 해제된 가운데 '멀티데믹'이 내년 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김 교수는 "12월 중하순에는 초·중·고등학교들이 방학하면서 잠시 (유행세가) 꺽일 듯하다"면서도 "다만 방학 중에도 해외여행에서 (감염돼서) 들어오고, 외국에서도 (확진자가) 들어오기 때문에 올겨울 내내, 내년 봄까지는 오고 가는 유행일 듯 하다"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예방 백신이 있는 감염병에 대해서는 접종을 받고, 호흡기 감염병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의료진의 신속한 진단을 받아 치료제를 처방받을 것을 권고했다.

김 교수는 "백신 예방으로 가능한 질환은 백신을 맞되 나머지 호흡기 감염병은 증상만으로 구분이 어려우니, 고위험군은 진단을 빨리 받아 증상에 맞는 '타미플루'나 팍스로비드·라게브리오 등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를 처방 받고 중증화와 입원, 사망을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현재 생후 6개월 이상, 13세 미만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무료 독감 예방 접종을, 지난달 19일부터 동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당국은 코로나19과 독감 백신의 동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위기단계를 '경계'에서 '주의'로 추가 하향하는 시기 논의에 착수해 내달 초에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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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보건복지부와 (위기단계 조정) 논의를 마무리하는 단계"라면서 "12월 초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서 결정될 듯하다"고 밝혔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