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선두주자 삼성전자가 올해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폴더블폰 판매량을 약 1천만대로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올해 폴더블폰 판매량 역시 1천만대를 웃도는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8월 올해 시장 성장률만큼 폴더블폰 판매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올 초만해도 시장조사업체들은 폴더블폰 시장 성장률이 50%대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연말이 다가올수록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올해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43% 급증한 1천83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월만해도 전년 대비 55% 이상 성장한 1천980만대를 예상했지만, 6개월만에 하향 조정한 셈이다.
업계는 세계 폴더블폰 시장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함에도 삼성전자가 판매 목표치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폴더블폰 판매량은 900만대 후반이다. 여기에 올해 폴더블폰 시장 예상 성장률 43%를 반영하면 약 1천400만대를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업계는 삼성전자 올해 폴더블폰 판매량을 1천만대 초반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은 중국 업체들의 신제품 공세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올 하반기 들어 3개월 만에 13종에 달하는 폴더블폰을 쏟아냈다. 이들이 우후죽순 폴더블폰을 출시하면서 삼성전자의 독보적인 존재감이 희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내 폴더블폰 시장 판도도 바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전체 시장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폴더블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64% 급증한 120만대를 기록했다. 그 결과 중국은 2분기 기준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58.6%의 점유율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 내 시장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가 아닌 화웨이였다. 화웨이는 중국 폴더블폰 시장점유율 32.9%를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CINNO 리서치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폴더블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해 11분기 연속 성장했다. 마찬가지로 상위 사업자는 화웨이, 오포, 삼성 순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업계에서는 폴더블폰 시장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폴더블폰은 시장 주도권이 삼성전자에서 중국 OEM들로 이전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이로 인해 삼성전자 출하량이 정체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예상보다 올해 삼성전자 폴더블폰 판매가 저조해 약 1천만대로 보고 있다"며 "내년에도 1천만대를 웃도는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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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삼성전자 폴더블폰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내년에 중저가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이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저가 폴더블폰 출시는 사실무근"이라며 "플래그십 라인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