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회원 속옷 바디프로필, 헬스장 홍보물로

생활입력 :2023/11/20 10:08

온라인이슈팀

속옷 차림 여성의 바디프로필 사진을 무단 유출한 사진작가가 피해자에게 200만원을 배상하라는 책임 판결이 나왔다.

19일 대구지법 제3-3민사부(부장판사 손윤경)는 A씨가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A씨는 2020년 4월 헬스트레이너로부터 B씨를 소개받았다. B씨는 A씨와 바디프로필을 촬영하고 보정 후 제공하는 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입금했다.

작가 B씨는 같은 해 7월 A씨와 바디프로필 사진을 찍은 뒤 촬영한 사진 전체를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한뒤 보정할 사진을 고르고 잔금을 입금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A씨는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잔금을 입금하지 않았다.

이후 B씨가 두 차례 더 잔금 입금 요청 연락을 했지만, A씨는 답변하지 않았고, 잔금도 입금하지 않았다.

A씨는 B씨에게 '원하던 콘셉트와 맞지 않아서 보정은 안 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B씨는 "촬영한 사진은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B씨는 이미 사진을 처음 소개를 받았던 헬스트레이너에게까지 사진을 보낸 상태였다.

트레이너는 해당 사진을 자신의 헬스장 홍보 블로그에 게시하기도 했다.

자신의 사진이 무단으로 유출된 것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A씨는 B씨를 형사 고소하며 300만원을 지급 하라는 민사 소송도 제기했다.

동의나 허락 없이 촬영물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재판부는 "노출된 신체를 전문으로 촬영하는 바디프로필 사진작가는 촬영 사진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엄격한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점, 스스로도 바디프로필 사진작가로서의 촬영물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주의의무를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촬영물에서 원고는 속옷 차림이고 포즈 등으로 보아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인인 원고로서는 촬영물을 타인이 보는 경우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며 "설령 공개하려는 의사로 촬영했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통제 밖에 있는 타인에 의해 제공 및 반포되는 것까지 예정한 것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B씨가 제3자에게 촬영물을 보내줘도 되는지에 대한 동의를 구하지 않았고, 전송 이후에도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A씨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명백하므로 B씨가 금전으로나마 A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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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무단으로 B씨에게 사진을 받아 A씨의 사진을 블로그에 올린 트레이너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을 의사에 반해 반포했다는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