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변호인단 "합병은 경영상 목적...유죄라 볼수 없어”

변호인단 "단순 '가능성'으로 배임죄 인정 못해” VS 검찰 "자본시장의 근간 훼손”

디지털경제입력 :2023/11/17 17:09

류은주, 이나리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결심 공판이 17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이어지면서 검찰과 변호인단 간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은 '그룹 총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한 사건'이며, '삼성식 반칙의 초격차'를 보여줬다고 질타했다. 이에 이 회장 측 변호인들은 "검찰은 3년전 기소 당시 수사 기록에 기초해 여전히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합병은 경영상 목적이었다. 주주의 손해 가능성만으로 배임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재용 삼성 회장(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지귀연·박정길)는 이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직원 및 회계법인 관계자 13명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검찰은 이재용 회장에게 검찰이 징역 5년, 벌금 5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검찰은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과 김종중 전 전략팀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 6개월을,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에게 징역 3년, 벌금 1억원을 구형했다.

오후에 진행된 재판에서 변호인단은 "3년 2개월 재판 과정은 매기일 치열한 공방 있었지만 오늘 오전 검찰 측 주장만 놓고 보면 다시 시간을 되돌려 2020년 9월로 돌아간 듯 하다"며 "그동안 밝혀진 사항들은 말하지 않고 기소 당시 검사 수사 기록에 기초해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으며 당시 입장에서 검사는 나아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이 '공짜 경영권 승계'라고 자극적으로 말하는 취지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합병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사이에 이뤄졌고, 이재용 회장은 모직 지분을 넘기고 물산 지분을 받는 거래이기 때문에 공짜라고 볼수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경영상 목적이었다는 주장이다. "당시 유가하락 실적악화 어닝쇼크 등 주가 하락추세였고 물산에선 침체된 상황에 극복 방편으로 모직과 합병추진할 동기가 있었다. 이 부분은 법원도 인정했으며, 합병 목적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는 판결은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마치 대주주 지배력 강화가 합병을 둘러싼 모든 부정성의 근원인것처럼 말하지만, 합병 전 물산은 그룹지분율이 낮아 경영권이 취약한 회사였다. 이런 상황에서 모직과 합병하면 취약한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을거라고 기대했고, 합병하면 물산 주주들은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했다. 골드만삭스도 합병 전에, 양사의 합병은 물산 주주에게 이득이 된다고 평가했다. 즉, 모직과의 합병으로 소유구조와 지배구조 강화하는것은 다름아닌 주주들이 요구했다고 분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변호인은 검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양사의 합병후 주주에 손해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합병이후 삼성물산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건설, 상사에서 바이오까지 다각화 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뤘다"라며 "바이오 포함된 의약품 지수 봐도 합병 전보다 지속적 상승했고, 반면 건설업 지수는 합병 전부터 지속적 하향세였다. 합병을 안했다면 어떻게됐을지 말해주는 징표"라고 말했다.

이어 "합병으로 주주의 손해라고 말한것은 소극적 손해다. 소극적 손해가 인정되려면 재산증가가 객관적, 개연적으로 기대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단순한 가능성만으로는 배임죄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고인들은 오늘날의 삼성이 있기까지 기여한 기업인, 경영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장 경제에서 최일선으로 열심히 뛰어오고 있는 피고인들이 자본시장을 훼손했다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있는지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또 "106회 공판 과정을 거치면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생각된다"며 "이 사건 공소 사실을 봤을때 피고인들을 유죄로 볼 수 없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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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회장은 부회장 직책이던 당시 경영권을 승계하고 삼성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결심공판 이후 선고까지 걸리는 시간은 통상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걸린다. 다만 이 회장 등의 재판의 경우 검찰 수사 기록만 19만 페이지, 증거 목록만 책 네 권에 이를 정도로 증거가 방대하고 쟁점이 많다. 따라서 이 회장은 내년 1~2월께 1심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