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2라운드 시작…盧 "30년 결혼생활 막내려 참담"

항소심 변론 직접 출석..."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 지켜지길"

디지털경제입력 :2023/11/09 16:51    수정: 2023/11/09 18:00

"(법정에서)30여년간의 결혼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린 거에 대해서 참담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저의 사건으로 인해서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 지켜지는 그런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변론준비 기일에 참석해 이같은 심경을 전했다. 가사 소송에서 당사자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노 관장은 이날 직접 출석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5년 최 회장이 혼외자가 있음을 밝힘과 동시에 이혼 의사를 드러내면서 두 사람의 이혼소송은 시작됐다. 2017년 조정에 실패하자 최 회장은 2018년 7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노 관장도 2019년 12월 맞소송(반소)을 냈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해 12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며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노 관장이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중 50%를 요구한 것은 기여분이 없다며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최 회장 측은 이혼 청구가 기각되자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노 관장 측도 전업주부의 내조와 가사노동만으로는 주식과 같은 사업용 재산을 분할할 수 없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을 수긍할 수 없다며 항소했다.

■ SK서린빌딩 '아트센터 나비' 퇴거 소송도 진행 중

한편 노소영 관장은 두 건의 소송을 별개로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최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오는 23일 첫 변론준비기일이 열린다.

지난 4월에는 SK이노베이션이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입주한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건물을 비워달라는 소송을 냈다. 2019년 9월을 기점으로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는데도 무단으로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트센터 나비 (사진=지디넷코리아)

SK서린빌딩은 SK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입주한 본사 건물이다. 2000년 워커힐 미술관을 계승해 설립한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은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서린빌딩 4층에 있다.

어제(8일) 양측은 첫 조정기일을 가졌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 관장 측은 "미술관의 가치와 근로자의 이익을 고려할 책임과 책무가 있어 퇴거는 어렵다"며 "이혼을 한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법원은 22일 조정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한편 이날 노 관장은 'SK 본사 건물에서의 아트센터 나비 퇴거 요구’ 문제와 ‘적정 위자료 및 재산 분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법정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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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측 법률대리인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법정 심리에만 집중하며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엑스포 관련 해외 출장 중인 최 회장이 재판에 앞서 '경위 불문하고 개인사 문제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는데 대해 송구하다'는 심경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