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철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이 KAIST 등 4개 과학기술원 대학이 힘을 합쳐 의사 과학자 양성을 위한 의학전문대학원을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또 GIST를 아시아의 AI 중심지로 육성하고, 지역 소부장 기업들과 협업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임 총장은 GIST 창립 30주년을 앞둔 8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대 정원을 1천명 늘인다면, 의사과학자도 100명은 키워야 한다"라며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의 공동 운영을 제안했다.
GIST를 비롯해 KAIST·대구과학기술원(DGIST)·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개 학교가 어중간하게 각자 투자하기보다는 공동 교과과정을 만들어 강점이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하자는 취지다.
임 총장은 "최근 메가시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공동 의전원도 수도권과 대전, 부울경, 광주 등에 각각 30-40명씩 정원을 받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IST는 2008년 의생명공학과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전임교수 중 절반이 의사과학자이다. 전남대 의대와도 협업하고 있다.
4개 과학기술원이 의전원을 공동 운영하는 방안은 과거 논의되었다 흐지부지된 바 있다. GIST는 최근 의전원 설립 추진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으며, 현재 이 문제를 놓고 컨설팅을 받고 있다.
임 총장은 또 AI정책전략대학원을 신설하고 AI반도체 개발 연구를 위한 팹을 구축하는 등 AI 연구를 강화, 아시아의 'AI 헤드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AI를 모빌리티나 바이오, 기후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고, 학교 창업 기업에게서 받는 기술이전료나 지분을 줄이는 등 창업도 적극 지원한다.
소부장과 연구장비 등을 중심으로 지역 기업들과 연계도 강화한다. 임 총장은 "광주에 좋은 소부장 기업과 인프라가 많은데, 그간 이런 좋은 구슬들을 꿰어 목걸이로 만들지 못한 것 같다"라며 "현지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호남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술사업화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지스트홀딩스를 설립하고 의료 및 연구장비 산업 기반을 조성한다.
임 총장은 최근 논란이 된 R&D 예산 삭감에 대해선 "투자에 비해 성과가 좋다고 보기 어렵고, 연구개발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나 연구 생산성 향상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의견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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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삭감 전 예산안으로는 우리나라 R&D 예산이 GDP의 5%가 넘게 되는데, 이는 재정 측면에서 고려가 필요하다"라며 "현재 우리나라 R&D 예산 절대 규모가 세계 5위권인데, 이를 더 늘여 3-4위가 되는 것이 국가 규모에 비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임 총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과학기술비서관을 역임했으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을 지냈다. 그는 "PBS 제도를 혁파하고 석박사 인건비 보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정부 부처마다 있는 연구개발 평가 및 예산 배분 기관의 혁신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