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이 빈대 출몰로 발칵 뒤집혔다. 1970년대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줄 알고 있던 빈대가 쪽방촌이나 고시원 등 주거취약시설은 물론 숙박업소, 목욕탕, 찜질방 등에서도 발견되면서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보건당국도 '빈대와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
4일 질병관리청과 방역업체 등에 따르면 한 민간 방역업체는 10월에만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18개 구에서 빈대가 발견돼 방역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용산구에서는 주택이 아닌 한 식당에 빈대가 출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보다 이른 지난 9월에는 대구의 한 기숙사에서도 빈대가 발견됐고, 최근엔 인천 찜질방에서도 빈대가 발견돼 인천시가 부랴부랴 공중위생업소 757개소를 대상으로 위생 점검에 나섰다.
갑작스런 '빈대 공포'에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과 KTX 등 이동수단에 대한 방역 조치도 시행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외부 방역업체를 불러 빈대 서식 유무를 알아보고, 새로 들어오는 지하철 전동차에는 직물 소재 대신 오염에 강한 복합 PC 소재의 의자를 설치할 계획이다.
한국철도공사는 KTX를 비롯한 모든 열차와 KTX광명역과 인천공항을 오가는 KTX 연계 공항버스의 방역도 선제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빈대 청정국' 대한민국이 갑작스레 빈대 공포에 휩싸이면서 빈대의 출몰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던 한국 토종 빈대가 살충제에 저항성을 갖게 되면서 갑작스레 개체 수가 늘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방역업체 전문가는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의석 원스톱방역 대표는 "지금 전국 곳곳에서 출몰하는 빈대는 '베드버그(bed bug)'인데, 우리나라 빈대와는 생김새가 다르다"면서 "1980년대 이전에 발견되던 토종빈대가 아니다"고 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퍼지고 있는 빈대는 열대 빈대인 '반날개 빈대'다.
'반날개 빈대'는 원래 열대 지방에 서식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해외여행을 다녀온 내국인이 급증하면서 유입이 확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빈대는 감염병을 매개하는 곤충은 아니지만 모기에 물린 것보다 훨씬 심한 가려움을 유발하고, 심하면 피부 감염증과 고열, 빈혈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데다 박멸도 쉽지 않다.
이에 질병청은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 교육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방제 방안 등 대책을 논의했다.
이후 질병청은 배포한 '빈대 예방 정보집'을 통해 "서식처 틈새에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를 분무하라"고 안내했다.
또 빈대를 발견하면 고열의 증기를 빈대 서식 장소에 분사하거나 진공청소기로 오염 지역을 청소 후 폐기해야 하고, 오염된 직물류는 건조기를 이용해 소독하는 것이 빈대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라는 지침을 안내했다.
하지만 질병청이 권고한 살충제는 이미 과거에 국내 연구진이 '빈대가 저항성을 갖고 있어 방역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질병청은 오는 6일 국내 최대 방역 업체인 세스코 등과 간담회를 갖고 빈대 확산 현황과 방역법 등에 대해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방역업체들이 모아둔 지역별 빈대 신고 건수 등을 받아 확산 현황을 파악하고 현실적인 방역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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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엄밀히 따지면 빈대는 감염병을 옮기지 않아 질병청 소관이 아니지만 지자체가 방역업체와 효율적으로 빈대를 퇴치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