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반도체 투자 전략도 '선택과 집중'

올해 DS부문에 47.5조원 투자, HBM 등 고부가 확대…선별적 감산 유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10/31 14:47    수정: 2023/11/01 13:43

삼성전자가 올 3분기 반도체(DS) 부문에서 매출 16조4천400억원, 영업손실 3조7천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부터 시작된 적자가 여전히 이어지고는 있지만 적자 폭은 전분기(4조3천600억원) 대비 다소 완화됐다.

주요 메모리 고객사의 재고 수준이 정상화되고, AI 등 일부 산업에서 고사양 제품의 수요 강세가 지속된 데 따른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와 내년에도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능력 및 시장 확대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첨단 공정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3나노미터(nm) 및 2나노 기술을 고도화한다. 동시에 낸드 등 일부 제품에 대한 선별적 감산은 유지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조감도(사진=삼성전자)

■ 올해도 선제적 투자 지속…생산능력·기술력 동시 강화

삼성전자는 올해 DS 부문에서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올1분기부터 3분기까지 DS 부문에 누적 36조7천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연간으로는 DS 부문에 총 47조5천억원의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작년 DS 연간 투자 규모인 47조9천억원에 근접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투자분을 평택 P3, P4 등 국내 공장과 테일러 신규 파운드리 팹에 집중하고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한 준비로, 첨단 기술력 강화를 위한 R&D(연구개발) 비중도 늘리고 있다.

■ HBM 시장 적극 공략…생산능력 '2.5배' 확대

특히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인 HBM 시장 공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처리 성능을 크게 끌어올린 메모리다. AI 등 고성능 컴퓨팅을 요구하는 산업에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AI 서버 수요 증가에 따라 내년에 HBM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2.5배로 확대할 것"이라며 "내년 공급 물량에 대해 이 고객사와 협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최신 세대의 HBM 비중 확대에도 나선다. 현재 HBM은 4세대인 HBM3까지 상용화된 상태로, 내년에는 5세대인 HBM3E가 본격적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내에는 회사의 전체 HBM 판매 물량에서 HBM3 비중이 과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HBM3E의 경우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인 9.8Gbps 24GB 샘플을 공급했고, 36GM 초고용량 제품은 내년 1분기 샘플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낸드 중심의 선별적 감산은 여전

이와는 반대로 레거시(구형) 제품에 대한 선별적 감산은 계속 진행할 예정으로, D램 대비 낸드의 생산량 하향 조정 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낸드 시장이 D램 대비 상대적으로 약세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메모리 생산량 성장률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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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전반적인 설비투자 축소 현상을 감안하면 내년 업계의 메모리 생산 성장률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HBM을 제외한 선단 공정 제품의 빗그로스 성장률은 수요 성장 대비 낮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는 1a나노, 1b나노 기반의 DDR5 D램 및 V7, V8 낸드 등 선단 제품의 비중 확대 전략은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고부가 제품 생산을 담당할 P3 신규 D램 라인이 초기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전자는 V9 낸드 등 차세대 낸드 역시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력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