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카카오 법인·배재현 대표 등 검찰 송치…김범수는 제외

SM엔터 시세 조종 혐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를 수사 중인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카카오 법인과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의장은 송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26일 금감원 특사경은 서울남부지검 지휘를 받아 SM엔터 주식 시세조종 사건을 수사해 구속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A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 B씨, 그리고 이들이 소속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5인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특사경에 따르면 이들은 2월 SM엔터 기업지배권 경쟁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총 2천400여억원을 투입해 고가매수주문, 종가관여주문 등 수법으로 시세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된 대량보유 보고의무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23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특사경은 “범행은 내외부 통제를 받지 않는 비공식적인 의사 결정 절차로 진행됐고, 법무법인 등을 통해 범행 수법이나 은폐방법을 자문받는 등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위반행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정한 증권거래와 기업지배권 경쟁을 위한 자본시장법 핵심제도인 불공정거래 규제, 공개매수제도, ‘5% 룰‘ 등을 형해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주가 급등락 과정에서 일반투자자들의 합리적 투자판단을 저해해 손해를 끼친 것은 물론 인수경쟁에서 ‘불법과 반칙’이 승리한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면서 “금융전문가그룹, 법률전문가그룹까지 조직적으로 가담한 사건으로 자본시장 근간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라고도 설명했다.

앞서 23일 특사경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김범수 전 의장은 송치 대상에서 빠졌다. 특사경은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시세조종 공모 정황이 확인된 후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해 추가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