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된 지 5년째인 가운데 여전히 감정노동자들은 막말, 협박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민원인들이 인격적 모멸감이 드는 발언해도 참아야 하는데 다른 정부기관들이나 사기업도 그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남긴 경찰청 직원은 "이게 맞나"라며 의견을 구했다. 이에 한 공기업 직원은 "욕 먹어도 방법이 없더라"며 공감했고, 다른 이들도 "나도 참는다 그냥", "회사 측에서도 해주는 거 없다"고 답변했다.
지난 10일에는 "회사 다니는 게 너무 무섭다. 민원인 전화 받을 때마다 식은 땀 흐른다. 극복 방법 없을까 하루하루 눈 뜨는 게 무섭다"는 공무원의 호소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난 응급상황과 업무 바뀌는 거 때문에 두렵다"고 했고, 다른 공무원 역시 "극복 못 해. 심장 두근거림"이라며 고통을 토로했다.
민간 콜센터 직원 A씨는 KBS 뉴스 인터뷰를 통해 민원인으로부터 "너 어디서 일하는지 안다. 너 콜센터, 망치 들고 쫓아가서 머리 깰 거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21년차 검침원도 문을 두드릴 때마다 두려움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민원인은 검침원에게 "이 개XX야. 왜 1만4810원이 나왔는지 갖고 오라고. 내가 가지러 갈까?"라고 협박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10월18일부터 고객 응대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폭언이나 폭행 등으로부터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콜센터 직원 등 민원인을 상대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들은 여전히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이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4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직장인 58.8%가 '감정노동자 보호법 시행 이후에도 회사가 민원인 갑질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민원인 갑질이 얼마나 심각하냐는 질문에 '심각하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83.9%에 달했다.
직장인 10명 중 3명(29.2%)은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민원인 갑질을 책임져야 할 상위 관리자 36.1%도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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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감정노동자 보호법에 따르면 회사는 고객 등 제3자의 폭언을 예방하고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업무의 일시적 중단·전환, 휴게시간 연장 등의 조치를 해야한다. 노동자가 치료나 상담, 고소나 고발 등을 진행할 경우, 필요한 사항을 지원해야 한다. 만일 사업주가 업무의 일시적 중단·전환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노동자가 보호 조치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해고 또는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