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육성 유언 "연예인 돈 안 뜯어"…故 장자연·오인혜도 언급

생활입력 :2023/10/12 17:12

온라인이슈팀

유튜버 김용호씨(47)가 12일 부산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 영상에서 자신은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라며 끝까지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42분께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소재한 호텔 투숙객이 11층에서 4층으로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사고를 인지한 호텔 직원이 4층 출입문 부근에 남성이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최초 신고했다.

故 김용호씨 생전 모습. 뉴스1 DB. © News1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신원을 확인한 결과, 투숙객은 김씨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당시 숨을 거둔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의 사망 소식이 보도되기 직전 유튜브 채널 'KNL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에는 '[긴급] 여러분 도와주세요. 김용호 부장을 찾습니다'란 제목으로 고인의 생전 마지막 메시지가 담긴 50분 길이의 영상이 게재됐다.

김씨는 먼저 "그동안 저 때문에 많이 걱정 끼쳐드리고 실망을 드린 것 같아 너무 죄송하다"는 말로 인사를 전하며 재판 때문에 부산에 와있다고 밝혔다.

그는 "재판 결과가 안 좋다"며 "저희 변호사는 무조건 무죄라고 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 판사님이 판결 선고할 때 황당했고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제 페이스북에 저희 변호인 의견서도 올리고 하소연을 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그게 결국은 다 제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 변호사가 그랬다. '이건 김 부장님이 유명인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성립할 수 없는 범죄다'라고. 근데 어쩌겠나.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 억울하다는 것보다는 내가 잘못했다는 거다. 제가 더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했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참 외로웠다. 평생을 외로웠다"며 "저는 사람을 좋아했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했는데 제가 정말 진심으로 아꼈던 사람들이 지금 저를 막 비난하고 저에 대해 이렇게 폭로하는 걸 봤을 때 솔직히 힘들더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정말 열심히 했다,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제 역할이 필요가 없으면 저는 사라지겠다고 항상 얘기했었다"는 말을 거듭 반복했다.

이어 "예전에 어떤 국회의원이 '가로세로 연구소'는 사회적 흉기라고 했다. 그 발언을 듣고 제가 흉기가 된 것 같았다. 나는 그냥 열심히 했는데 내가 정말 치명적인 흉기가 됐구나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병자가 이 칼을 휘두르게 했다. 그게 불행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힘을 가져서는 안 되는 사람한테 힘을 준 것이 가장 후회된다. 나라는 흉기를 정신병자가 휘두르게 했으니 얼마나 많은 사회적 갈등이 일어났을까.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았고 결과적으로 책임은 제가 다 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찰 수사를 받으며 "좋은 사람 같은데 왜 본인이 이 모든 것을 다 떠안으려고 하냐"는 말도 들었다며, 자신이 잘못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받는 오해가 굉장히 힘들다고 했다.

또 솔직하게 말한다며 자신은 연예인을 공갈한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제가 연예인 공갈해서 돈 받은 내역 전혀 없다. 피부과 의사한테 돈 받은 적도 없다. 경찰도 알 거다. 어떤 건달이 주도해서 돈을 뜯었고 김용호는 이용당했다는걸. 경찰이 제 계좌 탈탈 털었다. 제가 부정을 저질렀으면 저는 제 양심이 용납을 못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이 철저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거듭 자책하면서 "너무 사람을 믿고 여지를 줬고 이용당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자신을 더욱 힘들게 한 건 자신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 지인들에 대한 공격이라고도 했다. 그는 "나 때문에 아무 잘못 없는 그들이 피해를 받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냥 내가 사라져서 다른 사람들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결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하늘이 알아줄 거다. 누군가는 공감해 줄 거라고 믿기 때문에 제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는 거다. 후회하지 않는다. 힘든 시기에 제 역할을 했다. '국정원 선관위 해킹 부정선거'(보도에) 뒤늦게 숟가락 얹는 사람들 많은데 제가 최초로 (문제) 제기한 사람이다. 저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씨는 여배우 故 장자연씨와 고 오인혜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장자연이 죽기 전까지 장자연 알았던 사람이 얼마나 됐나. 하지만 장자연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던 사람들이 있다. 부산 영화제에서 화제가 됐던 여배우(오인혜)의 죽음을 두고서도 저랑 연관시켰는데 천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끝으로 "이게(영상이) 세상에 공개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마지막 메시지를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감사했다. 특별히 슬퍼하거나 억울해 할 필요 없다. 제가 사라짐으로써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 끝까지 저를 믿어주시고 챙겨주신 분들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 그들 때문에 편하게 기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안녕"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김씨는 전날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9년 7월26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 한 고깃집에서 술을 마시고 여성 A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판결 선고 직후 취재진이 김씨에게 입장을 물어봤지만, 김씨는 "말도 안 된다"며 "자세한 입장은 변호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전해왔다.

이외에도 김씨는 오는 16일 연예인을 협박해 수억원을 받아낸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었다.

김씨는 스포츠월드 기자 출신으로 유튜브 채널 '김용호연예부장'을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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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