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을 연달아 사들이며 덩치를 키운 큐텐이 11번가 경영권 인수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최근 11번가 경영권 인수를 위한 실사를 시작했다. 큐텐이 11번가 최대 주주 SK스퀘어 측에 인수 의향을 밝혔고, 수개월 간 조율 끝에 큐텐이 실사 권한을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K스퀘어와 큐텐 측은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나, 그간 양사가 11번가의 기업 가치·거래 방식 등에 대한 견해 차를 조율하며 인수 관련 협상을 진행했고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 투자은행(IB)업계 시각이다.
큐텐 측은 주식 스와프 방식을, SK스퀘어는 현금 기반 거래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 기업가치는 1조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다.
2018년 11번가는 국민연금·새마을금고·사모투자펀드 운용사 H&Q코리아 등으로부터 5천억원을 투자받으며 5년 내인 올해 9월까지 기업공개(IPO)를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미 시한을 넘겨 매각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큐텐과의 매각 논의에 관해 11번가 관계자는 “(매각 관련) 확인이 불가하다”고 답했다.
SSG닷컴·오아시스마켓·컬리, 상장 적정 시점 여전히 모색 중
지난해 상장을 추진하다 악화된 글로벌 시장 환경으로 인해 보류했던 SSG닷컴도 내년 봄 IPO 절차를 시작하기로 최근 주관사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은 2010년 10월 미래에셋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지난해를 목표로 IPO를 추진해 왔다. 시장 상황이 얼어붙자, SSG닷컴은 무리한 IPO보다 영업손실 줄이기 등 수익성 도모에 집중해 왔다.
SSG닷컴 관계자는 "주관사와 수시로 협의하며 상장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국내 새벽배송 상장 1호를 두고 경쟁하던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에도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양사는 모두 올해 초 글로벌 시장 환경을 이유로 상장 추진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의 경우 떨어진 기업가치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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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마켓은 올해 2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했으나, 기대보다 낮은 기업가치로 인해 상장을 철회했다. 회사 측은 상장을 강행하고자 했으나, 재무적 투자자(FI)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컬리 역시 2021년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로부터 프리IPO 2천500억원을 투자받을 당시 기업가치 4조원대로 인정받았으나, 현재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하지 않았으며 시장 상황을 보고 있는 중”이라며 “적절한 때에 다시 IPO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