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TV를 둘러싼 삼성·LG의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 내년도 대형 LCD 패널 공급량을 올해 대비 100만~200만대 가량 확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중화권 업체의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LG디스플레이는 LCD 라인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 대형 LCD 패널 물량을 500만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당초 삼성전자 내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삼성디스플레이와 BOE, CSOT, AUO 등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로부터 LCD 패널을 수급해왔다.
그러나 LCD 시장에서 중화권 업체들을 중심으로 물량 공세, 가격 인하 등 경쟁이 심화되면서 LCD 사업 수익성은 날이 갈수록 악화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의 매출 기준 LCD 시장 점유율은 2016년 20% 수준에서 2021년 40%를 넘어섰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중소형부터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가동 중단시켜 왔다. 마지막으로 TV용 대형 LCD 패널을 제조하던 L8-2 라인의 가동도 지난해 중순 가동을 멈췄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공백을 중화권 업체들로 채우는 한편, 2022년부터 LG디스플레이로부터 대형 LCD 패널 공급을 크게 늘렸다. 업계가 추산하는 2022년, 2023년 LG디스플레이의 삼성전자 공급량은 300만~400만대 수준이다.
내년에는 이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전자 VD 사업부가 LG디스플레이에 내년 LCD 패널 공급량을 500만대 이상으로 확대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권 업체들에 대한 높아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LCD 수익성 악화에 따른 생산 비중 축소를 추진해왔다. 이에 국내 파주, 구미 소재의 LCD 라인은 가동을 축소했다. 다만 중국 광저우 LCD 라인은 가동을 유지해 왔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광저우 LCD 라인의 가동률은 50%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공급량을 확대하면 해당 라인의 가동률 향상을 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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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가격이 다시 반등세에 접어든 점도 기회 요소다. 옴디아에 따르면 65인치 기준 TV용 LCD 패널 가격은 2022년 9월 106 달러에서 올해 172 달러로 62%가량 상승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컬러필터를 통해 색을 구현하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을 자사 77·83인치 TV에 적용하기로 했다. 내년 역시 협력을 이어갈 예정으로, 공급량은 120만대 수준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