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CBDC' 실험 은행·소비자로 확대한다

기관용 인프라 구축…"일반 국민 실험은 단계적 추진"

컴퓨팅입력 :2023/10/04 13:34    수정: 2023/10/04 13:53

한국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CBDC)를 은행과 일부 소비자 대상으로 유통하는 실험을 진행한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공동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을 4일 발표했다.

이번 테스트는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외 다수의 은행이 참여한다. 국제결제은행(BIS)과는 테스트 기획 단계부터 협력해왔다.

CBDC 활용성 테스트는 금융기관 간 자금 거래와 최종 결제 등에 활용되는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개설한 계좌 예금(지급준비금)을 활용해 이를 수행하는 것과 유사하다.

은행들은 한국은행이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구축한 CBDC 네트워크 내에서 일반 국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지급 수단을 제공하게 된다. 

예금 토큰의 발행·유통을 지원하는 기관용 CBDC 플랫폼 연구·개발은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브라질 중앙은행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지급수단들은 한국은행이 구축하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통화 인프라 내에서 유통된다.

한은은 토큰증권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이 보다 안전한 지급수단을 통해 효율적으로 거래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개념검증(PoC)과 같은 가상의 환경에서 이뤄지는 기술 실험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일부 활용 사례에 대한 테스트에 제한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CBDC 네트워크는 향후 테스트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발행 금액에 상응하는 금액 100%를 기관용 CBDC로 보유하고 이에 기반해 디지털 지급 수단을 발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는 실 거래 테스트가 현행법 체계 내에서 충분한 이용자 보호 조치 하에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사항들을 지속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현행법과의 정합성 등을 고려해 이번 테스트에는 우선 은행만 참여하는 것으로 기획했다. 테스트의 단계적 확대 여부는 이번 테스트 이후 관련 제도적 이슈들을 검토해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테스트는 우리 금융·경제 상황에 적합한 최적의 CBDC 설계모델을 탐색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때문에 한은은 이번 테스트가 CBDC의 본격 도입을 의미하지 않으며, ‘CBDC 네트워크’ 또한 최종 확정된 설계모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스템 개발을 위한 사업자 선정 절차는 오늘부터 진행된다. 이달 중 시스템 개발 사업자 및 은행 대상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테스트 대상 구체적 활용 사례, 참가 은행 등 세부 사항을 오는 11월말에 공개하고, 일반 국민 참여 테스트는 시스템 구축 등의 준비를 거쳐 내년 4분기 경 착수할 계획이다.

그간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은행과 이번 테스트의 의의 및 세부 설계 모델 등을 포함한 보고서를 공동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BIS와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