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료] 엔비디아의 AI 신약개발 플랫폼이 부럽지 않은 이유

KAIST 교원 창업 시작한 스타트업 ‘히츠’, ‘하이퍼랩’의 고성능 플랫폼 업계 주목

헬스케어입력 :2023/10/03 10:17    수정: 2023/10/03 10:28

정보통신 기술에 힘입어 보건의료 영역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 세계는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Healthcare)를 통한 신종 감염병, 초고령화 시대, 지역 간 건강격차 해소 등 우리 앞에 놓인 적대적 환경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를 디지털 헬스케어 원년으로, 지디넷코리아는 ‘미래의료’ 연재를 통해 국내·외 디지털 헬스케어의 산업 동향과 가능성 및 역작용을 분석함으로써 가장 정확한 전망을 제시할 것이다. [편집자 주]

신약 개발의 변방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중심으로 도약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정부 지원? 인재 양성? 막대한 투자? 그보다 신약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만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더 빠른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히츠(HITS)’는 그게 가능하도록 돕는 스타트업이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주목하는 히츠의 시작은 지난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AIST 화학과 김우연 교수와 임재창 박사가 공동창업한 교원창업 기업으로 시작한 히츠는 설립 당시부터 독보적인 AI기술력으로 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우연 히츠 대표 겸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센터장.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김우연 대표는 “국가규모에 비해 국제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제약바이오 업계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미 대세”라며 엔비디아가 내놓은 신약 개발 플랫폼 ‘BioNeMo’을 거론했다. 김 대표는 자사의 ‘하이퍼랩(hyper LaB)’이 “정확도와 사용 용이성, 시장성 측면에서 월등하다”고 자신했다.

“5년 내 글로벌 플레이어 성장할 것”

Q. 히츠는 어떤 기업인지.

히츠는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스타트업이다. 고비용 저효율의 기존 신약개발 과정에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신약개발과정의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Q. 주요 성과는.

창업 이후 중소기업벤처부 TIPS 과제에 선정됐다. 2021년 도전 K스타트업 최종결선에 진출, 특허청장상을 수상했다. 2022년 AI바우처사업 공급기업에 선정돼 국내 바이오벤처 2개사와 과제를 성공 완수했다. 올해는 초격차스타트업 1000+(DIPS 1000+)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Q. 정부 과제를 휩쓴 이유는 히츠의 기술력 때문일 텐데.

히츠가 개발한 하이퍼랩(hyper LaB)은 약물 유효물질 가상탐색부터 신규 구조 디자인, 약물-단백질 결합력 예측, 약물 물성 예측 등 약물 설계의 전박적인 과정에 따라 AI 기술을 적용한 통합 플랫폼이다.

특히 독자 개발한 생성형 AI 기술이 접목돼 신규성 있는 분자 구조 설계에 특화됐고, 딥러닝에 물리법칙을 융합시켜 기존 CADD 및 AI 솔루션의 한계였던 낮은 일반화 성능과 예측 정확도를 개선했다. 클라우드 기반 웹서비스로 사용할 수 있어 도입 비용을 낮췄고, 팀 내 협업 기능과 데이터 암호화와 네트워크 분리 등 보안 환경도 갖췄다.

Q. 하이퍼랩의 세부 기능을 꼽자면.

주요 기능 중 ‘하이퍼 디자인(Hyper Design)’은 히츠가 독자 개발해 온 분자 단편 기반 분자 생성 딥러닝특허 기술이 적용된 솔루션이다. 생성형 AI로부터 신규성 있는 분자 구조 설계를 추천받을 수 있다. 합성 가능성과 응용성 및 확장성 등을 종합 고려해 추천하고, 실제 의약화학자를 모방한 분자 설계 기술로 신규 물질이 아닌 기존 후보물질 최적화에도 적용 가능하다.

‘하이퍼 바인딩(Hyper Binding)’ 기능은 약물-단백질 상호작용과 3차원 결합구조를 예측해 제공한다. 키나아제(Kinase)·GPCR·Receptor 등의 여러 타깃과 공유결합 저해제(Covalent inhibitor) 및 프로탁(PROTAC)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구조 예측 기술을 통해 3D 실험 구조가 없는 타깃 유효물질 발굴도 가능하다.

대규모 가상탐색이 가능한 ‘하이퍼 스크리닝(Hyper Screening)’ 기능은 즉시 구매할 수 있는 대규모 화합물 라이브러리와 최신 AI를 활용해 특허 가능성이 높은 유효물질을 신속하게 발굴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100만개 분자 기준으로 약 24시간 이내에 유효 물질 도출이 가능하고, 도출 결과와 함께 분자 구매 링크도 제공된다.

약물 물성을 확인할 수 있는 ‘Hyper ADME/T’에서는 CYP inhibition 5종·용해도·간 대사 안정성·심장독성(hERG inhibition)·PAMPA 투과도 등의 물성 예측값과 물리 법칙에 기반한 작용기 단위의 기여도 분석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Q. 해외에서도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이제 걸음마 단계인데, 히츠의 글로벌 경쟁력은 어떻다고 평가하나.

KAIST 교원창업기업인 히츠는 연구자 중심 기업으로 출발했다. 대표이사인 KAIST 화학과 김우연 교수 연구실은 물리화학과 딥러닝을 융합한 생성형 AI 기반 약물설계 기술로 국내 최고 권위를 갖고 있다. 또한 히츠가 보유한 특허 및 출판한 논문의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탑티어 그룹에 속한다고 자부한다.

Q. 국내·외 주요 협업 사례를 소개한다면.

히츠는 LG화학·보령제약·종근당·일동제약 등 다수의 국내 유수 제약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25건 이상의 AI 신약개발 연구를 수행했다. 또 이들 연구를 통해 유효물질 발굴 및 약물 최적화 연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은 50% 이상 절감하고 전통적인 신약개발의 성과보다 3배 이상 개선된 결과를 도출했다.

Q. 자사 혁신 노력에 몇 점을 주고 싶은가.

최근 AI 신약개발 분야 트렌드는 자체 파이프라인개발 혹은 공동연구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기반의 SaaS를 통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가 빅테크 기업으로서 시장에 진입해 신약개발 플랫폼 ‘BioNeMo’을 출시한 바 있다.

혁신의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 히츠의 하이퍼랩은 엔비디아의 BioNeMo보다 그 정확도와 사용 용이성, 시장성면에서 월등하다. 25명 규모의 작은 스타트업이 엔비디아보다 경쟁력있는 혁신적 서비스를 출시했다. 우리의 혁신성은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자부한다.

Q. 해외 진출 시점은.

이달부터 하이퍼랩의 유료서비스가 시작된다. 국내 시장에서 Market Fit이 검증되면 빠른 시일 내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하이퍼랩을 더 고도화시켜, 장기적으로는 신약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제품으로 자리 잡고 싶다.

Q. 신약 개발 과정의 혁신이 필요할 때다.

그렇다. 히츠의 하이퍼랩이 성공한다면, 그 자체로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업계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금까지 실험실 중심으로 진행되던 고비용 저효율의 신약개발과정을 획기적으로 효율화 할 수 있다. 현재 우린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하지만 5년 후에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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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디지털헬스 산업 육성 방안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제약바이오업계 경쟁력이 단기간에 비약하려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AI기업에 대한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데, 이를 R&D 과제 형식으로 직접 지원하기 보다는 다른 정보통신산업분야에서 활용중인 바우처 제도 도입이 적절하다고 본다. 신약 개발을 위한 바우처를 발급해 수요기업과 공급 기업을 매칭해준다면 제약바이오 산업 규모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