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 부상 이전부터 의료AI·빅데이터 연구한 사람들

[김양균의 메드테크] 한현욱 차의대 정보의학연구소장 "거시적 안목 정부 육성 노력 필요"

헬스케어입력 :2023/10/02 09:46    수정: 2023/10/02 11:25

메디컬 테크놀로지(Medical Tech)란 질병 예방·진단·치료를 위한 의료기기 관련 산업을 의미하는 말이다. ‘김양균의 메드테크’는 기존 정의를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의료 기술을 도입하거나 창업 등에 도전한 의료인 및 의료기관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글로벌에서 디지털헬스케어란 용어가 익숙하지 않았을 때부터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의료 인공지능(AI)을 연구하고 있었다.”

한현욱 차의과학대학교 정보의학연구소장의 말이다. 한 소장이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서 “국내 손꼽히는 연구조직”이라는 표현을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많다. 국내 의과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정보의학교실’을 구축·운영한 점, 그때부터 의료데이터 연구를 앞장서서 리드하고,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다양한 연구 성과 등의 이유 때문이다.

성남 판교에 위치한 차바이오컴플렉스. 이곳에 차의과학대학교 정보의학연구소가 위치해 있다.

한 소장이 이끌고 있는 차의과학대학교 정보의학연구소는 지난 2018년 초 차병원그룹 산하 의학전문대학원 소속 기관으로 설립됐다. ‘헬스케어 빅데이터 심포지엄’을 2018년과 2019년 열고, 정보의학연구소 워크숍을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등 정보의학 및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역량 강화를 해왔다는 게 한 소장의 설명이다.

한 소장은 정보의학연구소를 의료 데이터 및 AI 분야의 ‘1세대 조직’이라고 설명한다. 지디넷코리아는 연구소의 주된 연구와 성과, 향후 계획과 더불어 디지털헬스 육성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민감한 건강정보, 유용하고 안전한 데이터로

Q. 차의과학대학교 정보의학연구소의 주된 연구를 소개하면.

보건의료 및 생명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해 임상·생명정보 질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또 유전체 데이터베이스 수집과 클라우드 기반 대용량 보건의료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및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과 분석 ▲신약 재창출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 ▲헬스케어 블록체인 ▲의료데이터 보안 ▲의료 데이터 거래소 플랫폼 ▲인공지능(AI) 및 자연어처리를 통한 정신질환 분류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Q. 다부처 국가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 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제로 공공의료 빅데이터를 이용한 네트워크 및 인공지능 교차분석 기반 약물이상반응 탐지 시스템과 의료 데이터에 대한 AI 기반 차세대 보안 정보관리기법 기술을 개발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의 AI 기반 약물 부작용 모니터링 서비스 개발·헬스데이터 유통 플랫폼 개발 과제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동형암호 마이데이터 기반 백신 부작용 알림 서비스 개발까지 19개의 국가연구개발 과제를 수주했다. 이 가운데 8개의 국가연구개발과제가 현재 수행 중이다.

관련해 의료정보를 중개하기 위한 장치 및 이를 위한 방법, 코호트를 이용한 질환 발병 네트워크 구축 방법 및 이를 기록한 컴퓨터 판독 가능한 기록매체 등 4건의 등록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자연어 표현에 의한 정신질환 예측 및 진단 분류 장치 및 방법, 비정형 의료 데이터의 가치 평가 방법 등 7건의 출원 특허도 보유 중이다.

지난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리얼타임메디체크·차의과학대학교 정보의학연구소·삼산의료재단이 ‘동형암호 마이데이터 기반 백신 부작용 알림서비스’ 실증 업무협약식 모습. 왼쪽이 한현욱 차의과학대학교 정보의학연구소장

Q. 그 중에서도 개발한 주요 서비스를 소개한다면.

우선 ‘동형암호 마이데이터 기반 백신 부작용 알림 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다. 민감한 개인건강정보가 다수 포함되어 있는 의료 마이데이터에 4세대 암호화 기술인 동형암호를 적용한 기술이다.

개인 의료정보를 누구도 열람할 수 없는 상태로 동형암호라는 4세대 암호화가 적용된 보안환경에서 송수신하되, 백신 부작용 발생 위험도 및 가능성을 인공지능 분석해서 결과만 추출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데이터 유출에 대한 안전성과 개인 데이터 주권을 함께 확보한 상태에서 백신 부작용 알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또 비대면 인지행동치료 및 상담 서비스인 ‘휴노마인드’도 우리의 자랑 중 하나다. ‘휴노마인드’는 사람이란 의미의 ‘휴노’와 정신이란 뜻의 ‘마인드’가 결합되어 탄생한 이름인데, 나만의 감정 다이어리로 기분과 불안 증상을 자가 체크할 수 있고, 마이데이터 기반으로 나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체적 건강 상태를 검진 기반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PHQ-9 우울 검사 ▲GAD-7 불안 검사 ▲PSS-10 스트레스 검사 등 여러 표준 정신건강 검진 도구를 앱에 탑재시켜 정신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스크리닝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비대면 인지행동치료와 상담은 개인이나 집단의 방식으로 앱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인지행동치료를 처방하는 의료진의 경우, 시스템을 통해 환자가 호소하는 정신건강 증상과 상담 내용을 기록할 수 있다. 기록된 내용은 상담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자연어처리돼 정신질환 진단 분류가 변하는지나 정신질환 진단된 증상의 표현이 완화가 되는지 경과를 분석, 의사결정지원을 해주는 시스템(CDSS)도 탑재되어 있다.

Q. 기술 경쟁력은 어떻다고 보는지.

‘동형암호 마이데이터 기반 백신 부작용 알림 서비스’는 의료 마이데이터의 적극 활용과 여기에 동형암호라는 차세대 암호화 기술을 적용, 안전하면서도 혁신적인 의료 마이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휴노마인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인지행동치료 및 상담은 비의료 서비스에 해당되는 영역이고 이를 통해 정신건강 상태를 안정시켜주고 심리적으로 마음을 케어해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자연어처리를 통한 정신질환 진단 분류 시스템 또한 지원 시스템에 국한되는 개념으로 이러한 분석 결과를 제시하면 정신질환에 대한 최종 판단은 의사가 맡게 된다.

Q. 주요 협업 사례는.

차의과학대학교 정보의학연구소는 정부·학회를 비롯해 국내·외 의료기관,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등과 협업을 추진해왔다. 우선 중국 상하이의대와 해외 연계 ‘간질환 인공지능’ 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 정보통신기획평가원·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의 사업 과제에 참여하면서 스마트의료보안포럼·미소정보기술·크립토랩 등 20여 개사와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강원테크노파크·부산테크노파·대구테크노파크 등과 함께 지역 내 디지털헬스 관련 여러 연구 사업도 펴고 있다.

Q. 연구소의 혁신성을 어떻게 자평하는지.

차병원그룹은 재생의학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미래의학연구원을 통해 정밀의학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정보의학연구소는 디지털헬스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다. 연구소는 연구원들이 제안하는 새로운 연구에 과감히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글로벌을 선도하는 혁신성을 갖췄다고 자신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마이데이터를 이용한 백신부작용 알림서비스’는 연구소와 다양한 기관들이 협력해 개발 중인 서비스다. 이달과 다음달에 분당차병원·원주세인트병원 등을 포함해 강원도 지역 보건소에서 실증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정신건강통합 플랫폼’의 경우, 현재 기획단계를 마쳐 설계단계에 있다. 기술적으로 마이데이터·자연어처리·원격진료시스템·ICBT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는 분야로 현재 기술개발과정에서 투자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4분기까지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디지털헬스 잠재력 무궁무진...긴 안목 갖고 바라봐야

Q. 국내 디지털헬스 산업 육성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는 산업 초기 현장은 혼란스럽고 불명확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미 성공한 산업 분야들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우선적으로 이뤄져 기반을 다졌다. 디지털헬스 산업도 이제 한 걸음을 뗀 분야이다.

확실한 점은 미래에 만성 및 정신 질환 등 퇴행성 질환이 끊임없이 인류를 더욱 괴롭힐 것이고 이에 따라 건강을 보다 더 열망하는 인류의 소망과 함께 디지털헬스 산업은 엄청난 번영을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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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러한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디지털헬스 산업은 인재양성·연구개발(R&D) 투자·규제정비 등 다양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만 한다. 헬스케어 분야는 정보통신기술과 달리, 제품 개발 이후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복잡한 인증을 받아야 하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지원은  근시안적인 결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이뤄져야 한다.

단순히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의학적 합리성을 갖고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접근해야 한다. 때문에 한쪽에 치우친 협소한 의견을 청취하기 보다는 해당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우리나라가 근본적으로 가야 할 디지털헬스산업의 모델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