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테크놀로지(Medical Tech)란 질병 예방·진단·치료를 위한 의료기기 관련 산업을 의미하는 말이다. ‘김양균의 메드테크’는 기존 정의를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의료 기술을 도입하거나 창업 등에 도전한 의료인 및 의료기관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고려대학교안암병원이 꿈틀거리고 있다.
병원은 메디컴플렉스 구축으로 디지털헬스케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초정밀 개인 맞춤형 의료를 구현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그리고 계획의 중심에는 원내 ‘디지털헬스케어센터’가 있다. 센터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병원을 잇는 디지털 플랫폼이자 ‘도우미’를 자처한다.
지난 2021년 문을 연 고려대안암병원 디지털헬스케어센터는 곽정면 센터장(고려대의대 외과학교실 교수)을 중심으로 10명 미만의 엔지니어와 연구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2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만난 이장우(45) 연구교수로부터 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센터의 살림을 맡고 있는 이장우 교수는 “센터를 방문하는 스타트업들이 많다”고 했다.
의료기기를 연구하던 이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부상하는 디지털헬스케어 분야로 연구 영역을 넓혔다. 센터 합류 이후 만족도는 높아보였다. 센터 목표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과정에서 웃지 못 할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대기업이야 협업 프로세스를 인지하고 찾아오지만, 의료기기에 대해 잘 모르지만 무작정 찾아오는 스타트업도 적지 않죠. 그러면 앉아서 하나씩 짚어가며 알려드려요. 센터는 병원과 협업을 하는 기업들에게 문턱을 낮춰주는 이정표 역할도 맡고 있어요.”
이 교수의 말마따나 제약바이오 및 디지털헬스 관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선뜻 주요 대학병원과의 협업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다. 우선 협업 프로세스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 교수는 센터가 ‘디지털’이란 수단을 통해 협업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물론 의료기기 분야가 무작정 덤빈다고 사업화가 되는 것도 아니지만, 우린 언제라도 기업과 만날 용의가 있습니다. 이제는 기업들이 편하게 센터를 찾아와 크고 작은 협업과 프로젝트를 할 토대가 마련됐습니다. 병원의 관심도 높고 투자도 활발합니다.”
기업과 협업 성공 사례도 늘고 있다. ▲메타시스템즈 ▲온코마스터 ▲피플스헬스 ▲휴서카디안 ▲휴니버스 등 기업간의 협력이 대표적이다. 특히 국내 최초의 병원정보 시스템을 구축한 ‘휴니버스’ 사례는 센터의 자랑이다.
“유전체 데이터를 만 건 가량 수집했습니다. 연구중심병원 디지털트윈 과제도 올해로 2년차이죠. 유전체 데이터와 병원 정보 시스템을 통합해 환자를 위한 디지털 트윈으로 초정밀 맞춤형 의료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어요.”
데이터가 모이는 곳에 기회도 생긴다. 때문에 센터는 만성질환과 암에 관심을 두고 있다. 관련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생성되는 데이터도 많기 때문이다. 관련 제약바이오 시장이 큰 이유이기도 하다.
“센터의 최종 목표는 초정밀 개인 맞춤형 실현하기 위해 여러 기업과 함께 연구하는 디지털 의료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죠. 기존에는 의료데이터 관리를 의사들이 맡았지만, 점차 클루우드로 데이터 통합·관리가 일반화되고 있어요. 그 데이터는 인공지능(AI)을 학습시켜 궁극적으로 의사의 진료와 치료 판단에 도움을 주게 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센터는 이를 위한 기업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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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료데이터 활용에 부담을 느끼는 사회 분위기가 아직 존재한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혜택은 결국 환자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료데이터 활용에 부담과 거부감을 갖는 분들이 많지만, 익명성을 바탕으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의료데이터 활용은 결국 의료 발전을 촉진해 혜택은 환자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그 점에 주목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