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3살 때 父 돌아가시고 母 재혼…할머니 덕에 야구"

생활입력 :2023/10/02 10:27

온라인이슈팀

야구선수 이대호가 할머니 손에 자라며 어렵게 야구를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1일 방송된 tvN '김창옥쇼 리부트'에서는 이대호가 '자존감'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tvN '김창옥쇼 리부트' 갈무리)
(tvN '김창옥쇼 리부트' 갈무리)

이날 이대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추신수 선수가 우리반으로 전학을 왔다. 전학 첫날부터 야구 유니폼을 입고 들어와서 '외삼촌이 작은 탱크 박정태 선수고 야구하기 위해 전학 왔습니다'라고 했다. 제일 인기가 많은 학생이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3일 뒤 저한테 '대호야. 같이 야구하자'라고 하더라. 얼떨결에 야구부에 따라갔다. 야구 실력이 남달랐던 거 같다. 감독님께서 같이 야구를 하자고 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3살 때 돌아가시고 어머니의 재가로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할머니가 노점상으로 생계를 이어가셨다. '이런 형편에 야구를 할 수 있을까?'라고 눈치를 보게 됐다. 근데 야구가 하고 싶어서 안 되겠더라"며 과거를 떠올렸다.

이대호는 "할머니한테 어렵게 말을 꺼냈고, '한 번 해보자'고 해주셨다. 삼촌, 고모도 제 꿈을 위해 지원해 주셨다. 돈이 많이 들었다. 할머니가 결혼식 패물인 쌍가락지를 전당포에 맡긴 뒤 장비를 사주셨다. 중학교 갈 때는 감독님이 형편을 배려해 주셨다"고 했다.

관련기사

그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했다. 할머니가 저한테 '불고기버거가 먹고 싶다'라고 하시더라. 저한테 처음으로 부탁하셨는데 당시 1400원밖에 없었고, 돈이 부족해서 다른 햄버거를 사다 드렸다. 할머니가 너무 맛있게 드셨다. 다음 달에 용돈 받으면 꼭 불고기버거를 사드려야지 했는데 2주 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지금도 불고기버거 보면 할머니 생각이 난다. 그 500원 차이가 잊히지 않는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