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그림판에 사상 최대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윈도의 기본 이미지 편집기인 그림판에 어도비 포토샵의 핵심인 '레이어'와 '투명도'가 들어간 것이다.
윈도 그림판은 1990년대 윈도3.X 시절부터 운영체제(OS)에 기본 내장된 이미지 편집도구다. 단순한 인터페이스로 배우기 쉽고, 간단한 그림을 그리는 용도로 사랑받았다.
사실 윈도 그림판은 출시 후 시각적 디자인 변경 외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윈도8.1부터 그림판이 3D 객체 편집을 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변화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8일 윈도 인사이더 프로그램의 카나리 및 데브 채널 빌드에서 그림판의 레이어와 투명도를 소개했다.
레이어는 이미지 요소를 여러 계층으로 쌓는 개념이다. 레이어별로 별도로 편집하고, 더 복잡한 작품을 만들게 해준다. 투명도는 배경 위에 쌓이는 레이어에 투명 정도를 설정하는 것이다. 둘을 함께 결합한 경우 맨 위 레이어를 지우면 아래 레이어가 표시된다. 윈도 그림판의 투명도는 명확한 배경으로 PNG를 열고 편집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레이어와 투명도는 대중적인 이미지 편집도구에서 일반화된 요소다. 어도비 포토샵을 대표한다고 할 정도다.
그림판의 레이어를 이용하면 모양, 텍스트, 기타 이미지 요소를 각기 분리해 따로 편집할 수 있다.
윈도 그림판은 배경 제거 기능도 제공한다. 사용자는 한번의 클릭으로 이미지에서 배경을 제거해 피사체를 부드럽게 잘라낼 수 있다. 배경을 제거하면 캔버스에 체커보드 패턴이 나타난다.
콘텐츠를 캔버스에 붙여넣거나 가져온 다음 도구 모음에서 배경 제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직사각형 선택을 사용해 제거하려는 배경 영역을 지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새 기능을 이용하려면 도구 모음에서 '새 레이어'를 클릭하면 된다 레이어 숨기기, 복제, 병합, 제거 등의 옵션을 이용할 수 있다. 레이어를 활성화하면 캔버스 측면에 패널이 열린다.
미국 지디넷은 "이런 추가기능이 상대적으로 기본적이란 점을 고려하면 윈도 그림판이 포토샵 같은 전문적 사진 편집기의 사용자를 뺏어올 가능성은 낮다"며 "그래도 가벼운 작업에 무료 프로그램이 필요한 사람에게 확실한 업그레이드고 다른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싶지 않거나 설치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좋은 옵션"이라고 평가했다.
유료 이미지 편집기이 경우 저가형 제품에서 생성 가능한 레이어의 수를 제한하기도 한다. 윈도 그림판은 레이어 생성에 별도 제한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저장하는 압축확장자에 따라 레이어 수가 결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윈도 그림판은 이미지를 비트맵(BMP) 확장자로 기본 저장하게 돼 있다.
윈도 그림판은 한때 존폐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관련기사
- 마이크로소프트, 28년 만에 윈도 워드패드 지원 중단2023.09.03
- 손으로 그린 스케치, 예술작품으로 바꾸는 AI 등장2023.07.14
-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1 그림판·사진앱 AI 도입 고려2023.08.24
-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1 코파일럿 정식 출시2023.09.27
윈도10 출시 즈음 마이크로소프트는 페인트3D란 별도 앱을 출시하며 기존 그림판을 은퇴시킬 움직임을 보였다. 그전엔 윈도 그림판의 후속작으로 터치 중심의 완전히 새로운 UI를 가진 '프레시페인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사용자 항의가 쏟아졌고 윈도는 그림판을 윈도 내장 대신 윈도스토어 앱으로 생존했다.
윈도11에 이르러 윈도 그림판은 새로운 UI와 도구모음, 터치 지원 강화 등을 추가하며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