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새 질서 주도"...정부, 디지털 권리장전 내놨다

총 6장 28개조로 구성...디지털 공동번영사회 가치와 원칙 제시

방송/통신입력 :2023/09/25 14:31    수정: 2023/09/25 15:15

디지털 심화 시대에 맞는 국가적 차원의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보편적 디지털 질서 규범의 기본방향을 담은 헌장이 공개됐다. 

정부는 25일 지난 1년간 준비해 온 디지털 권리장전을 공개했다. 디지털 권리장전에는 글로벌 디지털 모범국가 목표를 제시한 우리나라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주도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한 ‘디지털 권리장전’을 보고 받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규범 정립과 국제기구 설립을 우리 대한민국이 주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뉴욕구상을 시작으로 다보스 포럼과 하버드대, 파리 소르본대, G20 정상회의와 UN총회 등에서 전 세계 석학들과 다양한 기업인들을 만나 ‘새로운 디지털 질서’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왔다.

특히 UN총회 순방 중 뉴욕대에서 개최된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는 기조연설을 통해 디지털 권리장전의 5가지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과기정통부는 그동안 대통령의 디지털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기본방향인 디지털 권리장전 수립을 적극 지원해왔다. 뉴욕구상 이후 분야별 대표자, 석학들과 추진체계를 구성하고 ▲디지털 미래사회 전망 ▲법 철학 자문 ▲해외의 디지털 관련 주요 헌장과 선언문을 비롯해 디지털 이슈 분석 등을 진행했다.

아울러 디지털 신질서 협의체를 운영하고 대학총장과 주요 학회장, 기업 CEO 등이 참여하는 연속 현장 간담회를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청취하며 공론화 작업을 병행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디지털 권리장전...공동번영사회 가치와 원칙 제시

이날 공개한 ‘디지털 권리장전’은 디지털 심화 시대에 맞는 국가적 차원의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고, 보편적 디지털 질서 규범의 기본방향을 담고 있다. 

배경과 목적을 담은 전문과 함께 총 6장, 28개조가 담긴 본문으로 구성된다.

‘디지털 권리장전’은 국제사회가 함께 추구해 나갈 모범적인 미래상으로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면서도 그 혜택을 모두가 정의롭고 공정하게 향유하는 디지털 공동번영사회를 제시하고, 그 실현을 위한 원칙들을 규정했다.

다만, 권리장전이라는 명칭이 이러한 문건의 성격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학계의 의견에 따라 ‘디지털 공동번영사회의 가치와 원칙에 관한 헌장’을 제명으로 설정하고 ‘디지털 권리장전’을 약칭이자 부제로서 부연하기로 했다.

디지털 권리장전은 글로벌 공통 가치를 반영하면서도 디지털 혁신 경험과 철학을 담아 우리만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해외와는 달리 AI 중심의 논의를 넘어 리터러시 향상, 격차 해소 등 디지털 전반의 이슈를 포괄했으며 윤리와 규범적 논의 외에도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국제 연대와 협력을 통한 인류 후생의 증진 등 차별화된 원칙과 권리를 규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하는 박윤규 차관

1장부터 6장까지...디지털 공동번영사회 기본원칙 규정

디지털 권리장전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제1장에서는 ‘디지털 공동번영사회’ 구현을 위한 기본원칙을 규정했다. 기본원칙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자유와 권리 보장 ▲디지털에 대한 공정한 접근과 기회의 균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사회 ▲자율과 창의 기반의 디지털 혁신의 촉진 ▲인류 후생의 증진 등 총 5가지다.

제2장부터 제6장까지 5가지 기본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시민의 보편적 권리와 국가, 기업, 시민 등 주체별 책무를 세부 원칙의 형태로 제시했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자유와 권리 보장(제2장)’ 측면에서 키오스크 등에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디지털 접근의 보장’, 자신의 정보에 대한 열람 정정 삭제 전송을 보장하는 ‘개인정보의 접근 통제’, 플랫폼 노동이나 원격근무 등과 관련된 ‘디지털 근로 휴식의 보장’ 등이 규정됐다.

‘공정한 접근과 기회의 균등(제3장)’과 관련해 데이터, 디지털 저작물 등의 디지털 자산이 정당한 법적 정책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디지털 자산의 보호’,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 등을 규정했고 디지털 공동번영사회의 전제가 되는 ‘안전과 신뢰 확보(제4장)’ 차원에서 디지털 위험이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관리돼야 한다는 ‘디지털 위험의 대응’, ‘디지털 기술의 윤리적 개발과 사용’ 등의 원칙이 제시됐다.

또한 ‘디지털 혁신의 촉진(제5장)’ 차원에서 디지털 환경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 개선’과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 투자 등 ‘디지털 혁신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연결성과 즉시성을 갖는 디지털 기술의 국제적 성격을 고려해 ‘인류 후생 증진’(제6장)을 위해 국제사회가 함께 ‘디지털 국제규범 형성’, ‘국가 간 디지털 격차 해소’을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원칙도 규정됐다.

디지털 새 질서, AI법-디지털포용법으로 뒷받침

정부는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기본방향을 담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기준으로 삼아, 디지털 심화 시대의 쟁점을 해소하고 구체적인 법과 제도를 정비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과기정통부는 ‘인공지능법’, ‘디지털 포용법’을 비롯한 디지털 심화시대에 맞는 법령들을 차질없이 마련하고 ‘디지털 심화대응 실태조사’를 통해 관계부처의 정책과 제도를 디지털 권리장전에 따라 정비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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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정부는 AI와 디지털 규범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디지털 권리장전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 규범 논의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UN, OECD 등 국제기구를 비롯해 글로벌 디지털 규범과 거버넌스 논의에 적극 참여해 디지털 권리장전의 내용과 방향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우리나라가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한 것은 글로벌 차원의 규범 질서를 전 세계에 먼저 제시할 수 있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면서 “글로벌 디지털 규범 질서 룰세팅에 적극 나서서 산업혁명 시대의 영국, 정보화혁명 시대의 미국과 같이 디지털 심화 시대에는 우리가 선도국가가 될 수 있도록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