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표정에서 감정 읽는 능력 줄었다는데···뇌‧행동‧AI 활용 정서질환 치료 실마리

한국뇌연구원 이동하 박사팀, 국제임상심리저널 발표

과학입력 :2023/09/14 17:36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스크를 오래 쓰고 다니면서 영유아들이 상대방 얼굴 표정에서 감정을 읽는 능력이 떨어졌다는 우려가 크다. 국내 연구진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발견했다. 

한국뇌연구원(원장 서판길)은 인지과학 연구그룹 이동하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뇌-행동-인공지능 분석 기술을 활용, 뇌에서 정서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타겟 부위를 찾았다고 14일 밝혔다.

뇌는 여러 차원의 감정 지식을 이용해 자신과 상대방의 감정을 인지하고 분류한다. 여러 감정 차원 중에서 특히 ▲긍정과 부정을 나타내는 정서가(valence)와 ▲흥분과 안정을 나타내는 각성가(arousal)로 나누어지는 정서적 차원이 중요하다. 하지만 정서적 차원에 대한 행동 패턴이 실제 뇌 기능의 활성 패턴과 유사한지 여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뇌기능 모델(fMRI), 행동모델(judgement), 계산이론 모델(deep learning)을 서로 비교해 인간의 행동에서 표현되는 감정의 정서적 차원이 뇌에서는 어떻게 지형학적인 연결망으로 표현되는지 연구했다.

뇌-행동-인공지능을 활용한 정서질환 타겟 부위 발견 연구 (자료=한국뇌연구원)

먼저, 뇌와 인간의 행동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2022년 국내 특허출원한 '정서적 얼굴모델'을 이용해 정서가, 각성가, 정서가 및 각성가 등 각 차원에 따라서 기하학적 공간으로 분류하는 행동 표현 모델을 생성했다.

또 행동실험에서 사용한 정서적 얼굴모델을 사람들에게 보여준 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기능영상을 찍어 뇌기능 모델을 생성했다. 이오 인공지능 심층신경망을 사용해 얼굴 사진에 대한 시각적 특징을 추출해 계산이론 모델을 생성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뇌기능 모델(fMRI)과 행동모델(judgement)에서 정서적 차원이 유사하게 표현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정서가의 행동 및 뇌기능 표현은 각성가의 행동 및 뇌기능 표현과는 덜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정서가는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 전두안구영역, 쐐기전소엽 및 초기시각피질 영역에서 관여하고, 각성가는 대상피질, 중전두회, 안와전두피질, 방추형이랑 및 초기시각피질에서 처리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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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 박사는 "코로나19 이후 감정인지 능력의 부족이 사회병리적 문제로 커지고 있다"라며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뇌 부위와 감정 차원의 원리는 향후 정서질환 치료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국제임상심리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linical and Health Psychology)'에 최근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