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기저핵 안 세포들이 어떤 행동이나 질환에 연결되는지 연결 고리를 찾는 연구를 합니다." (김정진 KIST 신경과학연구단 선임연구원)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을 활용해 인체 내에서 뇌의 움직임을 보고, 이같은 이미징 기술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통증과 감정 등을 뇌로부터 읽어내는 연구를 합니다." (우충완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김정진 연구원과 우충완 교수는 한국뇌신경과학회가 우수한 성과를 보인 임용 7년 이하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사이텍코리아 젊은 과학자상'을 올해 수상했다.
6-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뇌신경과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만난 두 신진 연구자는 "최근 국내 뇌과학 연구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라며 "연구 인프라가 좋아지고 있는데다, 여러 분야 연구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과학 커뮤티니의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기저핵 하위 부분이 운동이나 뇌 발달 장애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분자 분석 기술을 활용, 새로운 유형의 세포를 발견하고 세포 유형과 질환의 연결 고리를 찾는다. 세포 단위 연구를 통해 자폐증 환자에게서 나오는 특정 뇌활성을 발달 초기 단계에 찾아 진단하고, 자폐증의 반복행동 증상을 완화할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한다.
우 교수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 몸 안에서 관측한 뇌 활동을 분석해 통증과 관련된 뇌 회로나 통증이 뇌에서 처리 또는 조절되는 과정을 규명한다는 목표다. 그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통증 모델을 만들어 통증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통해 확인하는 한편, 개인화된 뇌 통증 지도를 만드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과학고를 나와 학부에서 생명공학과를 전공하며 뇌 연구에 들어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연구원은 "어릴 적 줄지어 움직이는 개미를 보며 동물이 무엇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런 행동을 조절하는 시스템이 무엇인지 궁금해 했던 것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사람의 복잡한 마음에 대한 관심이 커져 심리학과 대학원을 진학한 후, 뇌를 알지 않고는 인간 마음을 알 수 없다는 생각에 뇌 과학으로 들어섰다.
최근 뇌 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연구 인프라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이들은 말했다. 연구용 fMRI 장비 등이 빠르게 도입되고, 이 분야 문을 두드리는 학생도 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수학이나 물리 등 학문의 강을 건너 협업하자는 제안도 많다"라며 "이같은 융합을 통해 뇌신경과학의 새로운 이론이나 모델이 나오리라는 기대감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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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빠르게 상용화 가능한 분야뿐 아니라 기초를 쌓는 연구도 중요하다"라며 "뇌과학 분야는 결과가 나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윤리 문제도 있기 떄문에 장기적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세포 내 분자 단위에서 질병 등에 영향을 미치는 숨은 코드를 찾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통증이나 우울증 등의 임상에 활용 가능한 fMRI 모델을 만들고, 인공지능과 뇌과학의 연계에 기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