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과 비야디(BYD)로 대표되는 중국 배터리 산업 생태계에 중촹신항(CALB)이 급부상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 글로벌 배터리 순위에서 6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배터리 기업과도 본격적인 경쟁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CALB는 중국의 항공방산기업 중국항공공업집단(AVIC)과 지방정부가 연계해 지난 2015년 설립한 기업으로 사실상 국유기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2천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삼원계(NCM,NCMA) 리튬이온 배터리를 비롯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배터리 생태계에서 광범위한 사업 영역을 갖추고 있다.
올해 창립 9년차인 CALB는 중국 배터리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기도하다. CALB의 최고경영자(CEO) 류징위(劉靜瑜)는 최근 중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년 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5위에 들고 3~5년 안에 3위가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시장성을 입증하기도 한 CALB는 매출 측면에서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유력 경제지 경제일보(经济日报)에 따르면 CALB는 올해 중간 매출 집계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03억7천700만 위안(약 1조8천800억원)을 벌어들였다. 재작년 2021년 한 해 매출(68억1천700만 위안)을 뛰어넘는 실적을 반기 만에 달성한 것이다.
CATL도 이같은 성장세를 의식한 듯 CALB에 견제에 나선 상황이다. CATL은 CALB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총 6억4천800만위안(약1천170억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CALB는 CATL과 BYD에 밀려 중국 시장 점유율 3위에 불과하지만 국유기업이라는 기업 성격상 현지 시장에서 존재감을 갖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 글로벌 리서치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CALB는 6위를 차지했다. 이는 삼성SDI(7위)보다 높은 순위이며 5위인 SK온의 점유율과 비교해도 1%미만의 차이를 보인다. 특히 CALB는 전년 동기 대비 58.8%까지 성장하며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LG에너지솔루션(50.3%)의 성장세를 뛰어넘었다.
다만 중국 내수 시장 위주의 사업 성격상 비중국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하다.
CALB는 같은 기간 비중국 시장 배터리 사용량 순위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CALB는 매출 대부분을 중국 내수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국유 기업인 광저우 자동차를 필두로 창안자동차, 지리자동차, 샤오펑모터스 등이 CALB의 최대 공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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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B은 내수 위주 사업을 타개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지난 2021년 독일의 건설 및 부동산 부문 컨설팅 회사인 드리드앤소머와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CALB 유럽 리튬배터리 공장 건설 프로젝트’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또 지난해 11월 포르투갈 현지에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도 내놓은 상황이다.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등과 공급 논의를 진행하며 유럽 완성차 업계와 협력을 강화할 전략도 마련하는 추세다.
한편 CALB는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배터리 연간 생산능력을 300GWh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같은해 SK온의 연간 생산능력(280GWh)을 웃도는 수치다. 같은해 LG에너지솔루션의 연간 생산능력은 500GWh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