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공연 중 성추행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린 DJ소다(35·본명 황소희)를 향해 2차 가해 성격의 공격이 온라인 상에서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과 SNS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을 비판하는 일본어 댓글이 잇따라 달리고 있다.
22일 DJ소다의 공식 유튜브 채널 최근 영상에는 일본어로 작성한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게시된 홍콩 투어 영상이지만 댓글은 대부분 일본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과 관련된 것이다.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채 관객에게 다가간 DJ소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2차 가해'성 댓글들도 상당수다.
한 누리꾼은 "6살에 성폭력을 당했다면 펜스가 없는 상태에서 팬들에게 접근한 것은 학습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일본인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하지만 솔직히 당신에게도 잘못은 있다고 생각한다. 흥분한 관객 속으로 뛰어들어가면 어떻게 될지는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실력 있는 DJ는 옷차림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이번 사건으로 인지도를 높인 것을 축하한다" 등 조롱성 댓글도 적지 않다.
의도적으로 양국 국민 감정을 건드리며 갈등을 키우려는 듯한 댓글도 관찰된다. "일본인을 싫어한다는 것은 잘 알았다. 그러니까 다시는 오지 말라" "독도는 일본의 것이다" 같은 내용이다.
물론 모든 댓글이 악플은 아니다. 특히 자신의 신상이 더 많이 노출되는 인스타그램의 경우 DJ소다를 응원하거나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는 일본어 댓글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유튜브 댓글창을 보고 있으면, 일본인의 민도가 낮아 같은 일본인으로서 한심해졌다."고 언급했다. 다른 이용자는 "나는 일본인 여성이다. 이런 일은 옛날보다는 적어졌지만 아직도 있다. 일본 여성은 큰 소리를 내는 사람이 적어서 안타까운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한편 DJ소다는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2차 가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던 사실을 밝히면서 "나는 그런 일을 당해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숨기면서 살아야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피하거나 숨고 싶지 않다. 이를 무시하면 또 다른 누군가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으니"라고 말했다. 이어 "왜 피해자에게 원인제공을 묻는 거냐. 나는 가해자나 2차 가해를 하는 사람들이나 모두 똑같이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DJ 소다는 이번 행사를 주최한 일본 기획사 트라이하드 재팬의 입장문을 올리며 "복장과 성범죄 피해는 절대 관계가 없다. 피해자를 문제 삼아 범죄 책임을 전가하는 사고방식은 매우 편파적이며 편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시각이다. 원인은 섹시한 옷이 아니라 가해자"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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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하드 재팬은 DJ 소다에게 범죄행위를 저지른 범인을 특정해 형사 고소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건과 관련해 20대 남성 2명이 이날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조사를 받기 전 유튜브를 통해 "정말 죄송하다" "술을 마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랬다"며 사과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