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차세대 'HBM3E' 개발...엔비디아에 샘플 공급

AI 산업 위한 최고 성능 구현…내년 상반기 양산 예정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8/21 09:33    수정: 2023/08/21 14:22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최근 차세대 HBM 제품을 개발해,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에 적용하기 위한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인 'HBM3E' 개발에 성공하고,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차세대 메모리다. 현재 4세대(HBM3) 제품까지 상용화에 성공했다. HBM3E는 5세대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의 HBM3E 제품(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HBM3를 독점적으로 양산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성능이 구현된 확장 버전인 HBM3E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업계 최대 HBM 공급 경험과 양산 성숙도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부터 HBM3E 양산에 들어가 AI용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번 HBM3E는 AI용 메모리의 필수 사양인 속도는 물론, 발열 제어, 고객 사용 편의성 등 모든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충족시켰다.

속도 측면에서 HBM3E는 초당 최대 1.15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FHD급 영화(5GB) 230편 이상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 기술진은 이번 제품에 최신 'MR-MUF' 기술을 적용해 제품의 열 방출 성능을 기존 대비 10% 향상시켰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 대비 공정이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인 공정으로 평가받는다.

'하위 호환성'도 갖췄다. 하위 호환성은 이전 제품과 호환되도록 구성된 IT·컴퓨팅 시스템 내에서 신제품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HBM3를 염두에 두고 구성한 시스템에서도 설계나 구조 변경 없이 신제품을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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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벅(Ian Buck) 엔비디아 하이퍼스케일, HPC 담당 부사장은 "엔비디아는 최선단 가속 컴퓨팅 솔루션즈용 HBM을 위해 SK하이닉스와 오랜 기간 협력을 지속해왔다"며 "앞으로도 차세대 AI 컴퓨팅을 선보이고자 HBM3E 분야에서 양사간의 협업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성수 SK하이닉스 부사장(D램상품기획담당)은 "당사는 HBM3E를 통해 AI 기술 발전과 함께 각광 받고 있는 HBM 시장에서 제품 라인업의 완성도를 높이며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게 됐다"며 "앞으로 고부가 제품인 HBM 공급 비중이 계속 높아져 경영실적 반등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