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계 서버 출하량이 또다시 하향 조정돼 전년 대비 6% 감소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라 서버 공급망 재고가 줄어들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생성형AI 열풍 등으로 AI 투자가 늘어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계는 AI 서버용 차세대 D램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주력해 실적 개선을 이룬다는 목표다.
클라우드, 경기 침체로 투자 줄인다...서버 출하량 또 하향 조정
1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서버 출하량이 전년보다 5~6%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3월 트렌드포스는 올해 서버 출하량이 전년보다 1.31% 증가한다고 전망했다가 지난 5월에 전년보다 2.85% 감소한 1천383만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최근 서버 출하량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원인은 서버 OEM사들이 투자 전략을 개편해 연간 구매 계획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또 중국 내수 시장 침체로 올해 현지 서버 수요는 전년 보다 9.7% 감소가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이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라며 "최근 생성형AI, 챗봇 등 수요가 높아지면서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CSP) 업체들은 서버 구매를 줄이고 AI 서버 및 장비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버 시장 1, 2위인 HPE와 델(Dell)은 엔터프라이즈 서버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클라우드 구독 서비스를 2배로 늘리고 AI 서버 틈새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메타 또한 AI 관련 장비에 예산을 더 집중하면서 서버 구매 계획을 11~15% 대폭 삭감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투자 계획을 수정했다. 그나마 AWS와 구글은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의 꾸준한 확장으로 안정적인 주문을 유지해 올해 서버 구매량이 전년 보다 4~5% 증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시장 수요가 부진하면서 내년 서버 출하량은 올해 대비 2~3%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아울러 메모리 업계가 하반기 회복으로 기대했던 DDR5는 올 초 예상했던 것보다 도입이 늦춰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DDR5 채택률이 13.4%에 머물고, 내년 3분기에 5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DDR5로 전환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이유는 구형 서버 제품 수명 주기가 연장되고, 새 모델 도입 지연으로 인한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클라우드 업체가 사용하는 서버의 수명은 10년 전 평균 4.1년에서 현재 6.2년까지 늘어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AI향 HBM로 실적 회복 나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서버용 메모리 실적 감소를 AI 서버에 활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늘려 극복한다는 목표다.
트렌드포스는 내년에 HBM 출하량이 올해 보다 30%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내년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47~49% 점유율을 기록하며 HBM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또 주요 수요가 HBM2e에서 HBM3로 전환되면서 내년에는 HBM3 비중이 60%로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DDR5, LPDDR5X, HBM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와 신규 수주 확대를 추진하겠다"라며 "올해 HBM 시장에서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0억GB 중반을 넘어서는 고객 수요를 확보했고, 하반기에는 추가 수주에 대비해 공급 역량 확대를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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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지난달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HBM과 DDR5의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또 SK하이닉스는 낸드 추가 감산을 결정한 가운데 "그동안 경영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향후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고용량 DDR5와 HBM3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