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DR4 메모리 모듈 단가가 하락을 거듭하자 제조 원가를 낮추기 위해 기존 서버용 메모리 모듈을 재활용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반도체 관련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기존 서버용으로 공급된 DDR4 메모리에서 메모리 모듈을 떼어낸 다음 재활용해 시장에 공급하는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내 주요 메모리 유통사 관계자는 "재활용된 메모리 칩을 장착한 PC용 메모리 모듈이 국내 유통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 DDR5 플랫폼 업그레이드 후 남은 메모리 칩 재활용
트렌드포스는 "한국 두 주요 메모리 제조사가 구 공정에서 생산한 메모리 모듈에서 칩을 떼어낸 다음 PC 등 일반 소비자용 메모리로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업체들과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들이 AMD 4세대 에픽 프로세서, 인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등 최신 서버용 프로세서로 업그레이드 후 남은 DDR4 메모리 모듈이 재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트렌드포스가 지칭한 메모리 모듈은 정황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회사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시장에 공급한 20-10나노급 D램으로 해석된다.
트렌드포스는 "재활용된 메모리 모듈은 최대 DDR4-3200까지 작동이 가능하며 이런 제품들이 시장에 계속 공급되면서 단가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했다.
■ 유통 관계자들 "재활용 메모리 모듈 국내 유입 가능성 낮아"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들 재활용 메모리 모듈은 내부에 기록된 제조사와 일련번호 등을 지운 다음 새로운 기판에 부착되어 판매된다. 메모리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CPU-Z 등 프로그램으로도 재활용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
단 취재에 응한 국내 메모리 유통사 관계자들은 "재생 메모리 칩을 쓴 DDR4 메모리는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국내 유통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설령 공급 단가가 아무리 낮다 해도 판매 여부가 불투명한 제품을 굳이 들여오고 싶어하는 유통사가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들여온다면 일반 소비자가 아닌 B2B 용도로 자체 보증을 적용하는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 DDR4-3200 8GB 모듈 시중가, 2만원 미만으로 하락
11일 커넥트웨이브 가격비교서비스 다나와에 따르면 현재 국내 PC용 DDR4 메모리 시장은 제품 수급과 보증 등에서 이점을 지닌 삼성전자 제품 점유율이 79%이며 가격 경쟁력을 갖춘 크루셜(마이크론) 제품이 약 7% 정도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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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14% 정도의 시장은 게임 성능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외산 제조사의 오버클록 메모리 등이 차지한다. 또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모듈을 일반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삼성전자 DDR4-3200MHz 8GB 메모리 모듈 가격은 2만원 미만으로, 16GB 메모리 모듈 가격은 4만원 미만으로 하락했으며 여전히 시장의 재고도 넉넉한 상황이다. 적어도 국내 시장에 재활용 메모리를 들여올 필요성은 극히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