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유리 와장창·건물 외벽 우수수…카눈이 할퀸 부산

강풍·폭우에 자동 출입문 고장나기도…대다수 식당 아예 휴업

생활입력 :2023/08/10 15:11    수정: 2023/08/10 15:12

온라인이슈팀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남해안에 상륙하면서 부산에서도 유리창이 깨지거나 외벽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한때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지난해 '힌남노' 때보다 피해가 비교적 덜해 보였지만, 곳곳마다 태풍 상흔이 남았다.

이날 낮 12시쯤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아침까지만 해도 강한 비가 내렸던 이곳은 정오가 되자 비가 차츰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피해가 가장 큰 곳이어서 이곳 주민들의 긴장감도 커 보였다.

10일 낮 12시께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 한 건물에 유리가 태풍에 의해 깨져 있다./2023.8.10/뉴스1 © News1 권영지 기자

다행히 지난해처럼 월파에 아스팔트 조각들이 나뒹굴 정도로 큰 피해는 없었지만, 곳곳에서 적지 않은 상흔들을 볼 수 있었다.

해수욕장 인근 노후된 건물에는 유리창이 깨져 구청 직원들이 현장 통제를 하고 있었다. 한 건물 외벽에는 간판이 바람에 휘날리며 떨어질 듯 말듯 아슬아슬한 모습도 보였다.

송도해상케이블카 건물도 거센 바람에 외벽이 떨어져 나가 경찰이 차량 통제에 한창이었다.

대다수 식당은 출입문에 차수판을 설치한 상태로 휴업 중이었다.

해수욕장 인근에서 만난 식당 주인 A씨(60대)는 지난해 힌남노 때보단 피해가 덜해 잠시 걱정을 덜었지만, 혹시나 하는 우려를 숨기지 못했다.

10일 송도해상케이블카 건물의 외벽이 떨어져 있다. 2023.8.10/뉴스1 © News1 권영지 기자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아파트 호안도로는 방파제를 넘어 밀려온 파도로 한때 침수 상태였다.

지금은 호안도로에 있던 물이 대부분 빠졌지만, 여전히 높은 파도가 테트라포드를 뚫고 도로까지 넘어오고 있었다.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사이 호안도로 인근 아파트 단지 화단에 있는 나무와 수풀은 속절없이 쓰러져 있었다. 부서진 나뭇가지와 진흙 자국이 보도블록을 뒤덮었다.

일부 주민들은 호안도로 출입 금지 안내 문자를 받지 못했고, 뉴스를 보고 파도가 넘어온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아파트 지하실 입구에는 강풍에 날아온 쓰레기들로 넘쳐 주민들이 아파트 입구로 쓰레기를 옮겼다.

재해 취약지인 해운대구 마린시티에서도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도로로 침범하고 있었다.

태풍 때마다 월파 피해가 심한 곳이라 상인들은 입구에 합판을 부착해 둔 상태로 태풍 상황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었다.

큰 피해는 없어 보였지만 한 편의점의 자동 출입문이 태풍으로 고장이 나기도 했다.

마린시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밤사이 큰 피해는 없었지만 앞으로 태풍이 또 올 수도 있기 때문에 합판을 설치해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은 낮 12시 기준 부산을 지나 대구 남쪽 약 20㎞ 육상에서 시속 38㎞로 북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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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태풍으로 부산에는 239건의 각종 피해 신고가 접수됐고,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