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2분기 반도체(DS) 부문에서 매출 14조7천300억원, 영업손실 4조3천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48.4%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사업이 반등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고객사의 메모리 재고 수준이 정점을 기록한 뒤 감소하기 시작했고, 주요 업체들의 감산에 따른 효과도 본격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특히 생성형 AI 산업의 발전이 최첨단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기술력 및 생산능력 확보에 집중하는 한편, 고부가 메모리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 메모리 시장 '피크아웃'…낸드 중심 감산도 지속
거시경제 악화로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침체기는 올해 상반기까지도 지속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에 올 2분기에도 D램과 낸드의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 5월부터 고객사 재고 수준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모바일과 PC용 제품이 재고 수준 정상화, 신제품 출시에 따른 효과로 일반 서버 대비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3분기 D램 시장의 수요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를 10% 중반 성장으로 제시했다. 낸드는 한 자릿수 중후반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감산 역시 하반기 메모리 시장의 주요 변수다. 전 세계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빠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 시장의 빠른 안정화를 위한 감산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1분기에 감산 계획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도 메모리 감산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D램보다 회복세가 더딘 낸드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생산량 하향 조정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D램과 낸드 모두 재고 정상화 가속을 위해 추가적으로 생산 조정을 하겠으나, 특히 낸드 위주의 생산량 하향 조정폭을 크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HBM 성장세 폭발적"…관련 기술력·생산능력 확보 주력
반면 삼성전자는 DDR5, HBM 등 고부가 제품의 비중은 확대할 계획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차세대 메모리 제품이다. 생성형 AI와 같이 고성능 데이터 처리를 요구하는 산업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외부 기관의 전망을 보면 HBM 수요는 향후 5년간 연평균 30% 중후반의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특히 단기적으로는 서버 고객사들의 경쟁적인 AI 서비스 투자로 올해와 내년은 가파른 수요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 HBM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보할 계획이며, 향후 수요 변화에 따른 추가 증설의 가능성도 남겨뒀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 및 용량을 갖춘 HBM3를 통해 고객사와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이미 8단 16GB(기가바이트)와 12단 24GB 제품을 주요 AI, SoC 업체와 클라우드 업체에 출하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다음 세대인 HBM3P 제품은 24GB 기반으로 하반기 출시 예정"이라며 "HBM용 첨단 소재 개발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첨단 메모리 개발,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메모리 신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I 서버에 필요한 고용량 모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32Gb(기가비트) DDR5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온-디바이스 AI에 특화된 'LLW(저지연 와이드 IO) D램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는 "효율성, 보안 등을 이유로 AI를 기기 자체에서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LLW D램은 저전력 특성과 함께 기존 LPDDR 대비 고대역폭 특성을 갖춰 온-디바이스 AI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LLW D램의 양산 목표 시점은 2024년 말이다.
향후 고성장이 예견되는 신시장으로는 차량용 반도체를 거론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차량용 메모리 시장은 금액 기준 향후 5년간 연평균 30% 중후반대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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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8년간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진행해오며 단 한 번의 공급 이슈 없이 주요 고객과 신뢰를 쌓았다"며 "그 결과 현재 메이저 OEM과 티어원 업체에 모두 진입을 완료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첨단 파운드리 시장에 대해서는 "현재 GAA(게이트-올-어라운드) 3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한 세 번째 제품을 양산 중에 있다"며 "2나노 GAA 기술 개발도 순조로워 2025년 대량 생산이 예정돼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