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TP 기술산책] 전파 핵심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무선전력전송’

전문가 칼럼입력 :2023/07/26 09:00

이유상 전파위성팀장

정부가 제4차 친환경차 기본계획(2021~2025)을 발표,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 대, 2030년까지 300만 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말 기준 39만대(34.5%) 보급에 그쳐, 목표 대비 아직 부진한 상태다. 이는 부족한 충전 시설과 충전에만 최소 20~30분가량 소요되는 불편함의 영향이 작지 않다.

 이런 불편함을 덜어주는, 전기차에 무선으로 상시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이 상용화한다면 부가적으로 전기차 부품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 절감 등 전기차 보급 확산에 기폭제가 될 것이다. 1906년 미국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는 무선전력전송(Wireless Power Transmission, WPT)은 미래 생활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20m 높이의 철탑을 세우고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하고자 했다. 하지만, 당시 무모한 도전으로 인식돼 더 이상 투자 유치를 못하고 실험을 중단했다. 이러한 원거리에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하는 시도는 과연 무모한 도전이었을까?

무선전력전송 가능성을 증명한 자기장 기반 전력전송

우리 일상의 무선전력전송은 패러데이법칙을 이용한 자기유도방식의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가 대표적이다. 다만, 충전패드에 스마트폰이 접촉해야 충전하는 자기유도방식은 원거리 전력 전송으로는 부적합하다. 2007년 MIT에서 자기공진방식으로 2.4m 거리의 60W 전구에 불을 밝히는 연구에 성공했으며, 이는 테슬라가 생각한 원거리 무선전력전송을 실증하는 계기가 되어, 관련 연구에 도화선이 됐다.

자기공진방식은 충전패드에서 발생한 자기장을 공진시켜 보다 먼 거리에서 자기유도 전류를 발생시키는 방식이며, KAIST는 2009년 세계 최초로 20kHz 대역의 자기공진방식을 고도화해 전기버스 무선 충전기술을 개발했다. 이후 여러 차례 실증했고, 2021년 8월부터 85kHz 대역 무선충전 전기버스 3대가 대전광역시에서 운행 중이다. 이 같은 성과는 ITU-R이 권고하는 전기차 표준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 성과로 세계시장 선점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데이터를 넘어 전력을 전송하는 전자기파 전력전송

무선통신은 데이터를 전자기파에 실어 신호를 전달한다. 또한, 전자기파의 자체 전송 출력을 높여 송신 및 수신함으로서 원거리에서 전력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연초 열린 '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미국 기업들은 915MHz 전자기파로 5m가량 떨어진 거리에 놓인 수십 개의 디바이스에 3~5W의 전력을 공급하는 제품 및 솔루션을 제공했다. 이들 기업은 미국 FCC 등 전기제품 인증 승인을 완료하고 산업, 물류, 의료 등 전자기기에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하는 솔루션까지 제공한다. 반면, 동일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은 현재 915MHz 대역이 국내에서는 비면허 대역에 해당하지 않아 ICT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제품 다양화와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우주 에너지를 밀리미터 전자기파(mm-Wave)로 지상에 전송하는 태양광발전 위성

미국 NASA는 우주공간에 대면적의 태양광 패널로 발전한된 전력을 mm-Wave로 지상에 전송하는 태양광발전 위성을 오는 2040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태양광 에너지가 주로 주간에 한정되고 대기 상부에 도달한 태양 에너지의 30% 정도가 우주로 반사되는 지상에서보다, 우주에서의 태양광발전은 8배 이상 에너지를 수집할 수 있다. 또한, 올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공대는 태양광발전 시험 위성을 발사해 550Km 저궤도 상공에서 태양광발전에 최적인 패널 성능 검증 등 핵심 부품들을 비교하며 검증했다. 태양광발전 위성을 상용화한다면 수 천대의 저궤도 군집 통신위성이 전 세계 디지털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처럼 전 세계의 에너지 소외지역에 에너지 평등에 기여할 것이다.

무선통신과 함께 전파 핵심 산업으로 성장하는 무선전력전송

전기차가 정차 및 주행 중 도로에 매립된 자기 공진 패드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고 또 IoT, 스마트기기 등이 전자기파로 전력을 공급받으며, 오지에서 모빌리티와 센서 등이 태양광 위성의 전력을 mm-Wave로 공급받는 등 테슬라의 무모한 도전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자기파를 매체로 하는 무선전력전송(WPT)과 이동통신 무선망(Radio Access Network, RAN) 시장에 대한 4개 기관의 예측 자료를 종합하면, 4개 기관 평균 WPT 시장의 연평균성장률(CAGR)이 23.5%로 RAN시장(15.1%) 대비 8.4% 고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WPT CAGR을 21.1%로 전망한 기관은, WPT 시장이 2020년 57억달러로 RAN(117억4000만달러)의 절반 규모에서 2029년 322억달러로 RAN(225억달러)의 1.4배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이 무선전력전송은 전파를 활용한 Killer 산업으로 지속적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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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이 무선전력전송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민관의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국제 표준 예상 대역에 대한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ITU-R에서 스마트기기용 자기장 전력전송 표준 주파수로 5개 대역이 추가 논의되고 있으나, 5개 대역 중 4개 대역이 우리나라의 비면허 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 해당 대역의 기술 확보를 위한 주파수 대역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

다음은, 화합물반도체 국산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자기공진 방식, 전자기파 방식 전력전송의 공통된 핵심 부품은 SiC, GaN 등 화합물반도체이나 20억 달러 규모의 국내 수요 중 90%를 수입하고 있어 국내 화합물반도체의 생태계를 하루라도 빨리 구축하고 강화해야 한다. 우리기술은 세계 선도기업 수준과 동등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의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속한 개발 및 시장 진입을 위한 이와 같은 기반 강화에 보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유상 IITP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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