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금까지 확답을 아끼던 현대차의 테슬라 충전기 공유 여부와 관련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주목된다.
장 사장은 13일(현지시간) 영국 남부 웨스트서식스주 굿우드에서 개최된 자동차 축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열린 아이오닉 5 N 공개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가지를 생각했는데 고객이 원하는 걸 하는 게 맞다"며 "테슬라랑 같이 갔을때 고객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테슬라 스탠다드에 맞춰 충전했을 때 충전효율이 효과적으로 나오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슬라도 우리를 도와줘야 할 것이 많다"며 "테슬라 고객에게 적용되는 충전요금 할인을 우리 고객에게 어떻게 적용할 지, 고객에게 혜택이 되는 부분에서 충전 연합에 가입해 할 것인지 등을 조만간 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테슬라에 없는 무선충전 기술이 있지 않는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는 "충전 편의와 가치, 경제성에 대해 더 연구해봐야 한다"며 "전기차가 많이 늘수록 충전이 가장 고민인데 좀 더 편하게 할 방법을 찾고 앞서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포드, GM, 리비안, 볼보·폴스타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까지 테슬라 충전 규격(NACS) 네트워크에 합류하면서 NACS가 사실상 미국 시장의 전기차 표준 규격으로 될 가능성이 커졌다.
장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NACS가 북미 전기차 표준 충전 규격이 됐을 경우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장 사장은 800V 기반으로 설계된 자사 전기차에 500V로 설계된 슈퍼차저를 이용하면 불편함을 가중할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다만 궁극적으로 고객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일말의 가능성도 열어놔 이 같은 논의는 업계의 예상보다 빠른 결정이 날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장 사장은 이날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5 N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소감도 밝혔다.
그는 "아이오닉 5 N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개발하기까지 엔지니어들이 정말 고생이 많았다"며 "너무 높은 과제가 있었는데 끝까지 해냈다. 도전정신을 갖고 하나하나 풀어가는 게 현대차가 가져가야 할 DNA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연기관차에 이어 전기차에서 고성능차를 선보이는 것은 앞으로 전기차 시대에 우리만의 장점과 차별화된 부분으로 삼아서 뛰어 올라가겠다는 의미"이라며 "이런 부분이 색다른 전환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굿우드 페스티벌을 아이오닉 5 N 최초 공개 장소로 정한 배경에 대해선 "일반 모터쇼와 달리 신기술 차들도 많고 무엇보다 (자동차 축제에 대한) 문화 부분을 좋게 생각한다"며 "차와 광경, 동적인 움직임이 다 어우러져 있다"고 말했다.
아이오닉5 N은 현대차의 전동화 기술이 집약된 첫 고성능 전기차다. 최고출력 650마력, 최대토크 770Nm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3.4초에 달한다. 아이오닉5 N은 오는 9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뒤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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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영국에서 전년 동기보다 13.3% 증가한 4만6천351대를 팔아 2018년 이후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시장 점유율은 약 4.88%로 전체 브랜드에서 8위를 기록했다. 친환경차는 2만2천821대를 판매했고 이 가운데 전기차는 7천276대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의 공급을 확대하고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을 앞세워 영국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지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