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I 익스프레스 규격 등을 주관하는 업계 표준화 단체인 PCI-SIG가 그래픽카드 전원 공급용 단자인 12VHPWR를 바꾸기로 했다. 12VHPWR 단자를 탑재한 그래픽카드 등에서 발생한 과열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PCI-SIG는 이르면 올 연말부터 제품 출시 등 상용화가 예상되는 PCI 익스프레스 6.0 규격 안에 고용량 전원 공급을 위한 단자인 '12V-2×6'을 추가했다.
12V-2×6 단자는 기존 12VHPWR 단자와 호환성을 지니며 전력 전달용 12핀 케이블, 신호 감지용 4핀 등 총 16개 케이블로 구성됐다. 단 신호 전달용 핀을 기존 대비 더 짧게 줄여 케이블 밀착을 유도한다.
■ 12VHPWR 단자 지난 해 10월 첫 등장...일부 과열 빚어
지포스 RTX 3090 Ti 등 과거 출시된 그래픽카드는 소모 전력을 감당하기 위해 PCI 익스프레스 8핀 전원 케이블을 2개, 혹은 3개씩 연결해야 했다. 12VHPWR 단자는 케이블 수를 줄이고 통합하는 동시에 최대 600W 가까운 소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등장했다.
12VHPWR 단자는 지난 해 10월 출시된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에 처음 탑재되었다. 그러나 10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국내와 미국, 홍콩 등 전세계에서 전원부가 과열되는 현상이 50여 건 이상 발생해 혼란을 빚었다.
과열 현상 중 상당수는 기존 PCI 익스프레스 6핀 단자를 12VHPWR 규격으로 변환하는 케이블 때문에 일어났다. 그러나 현재는 변환 케이블이 필요 없는 ATX 3.0 규격 전원공급장치가 국내에만 50여 종 이상 출시됐다.
또 PCI-SIG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과열 방지책을 요구하고 인텔이 ATX 3.0 규격 업데이트를 통해 내부 케이블 접속 구조를 보다 견고하게 맞물리도록 바꾸라고 권고하면서 현재는 이런 문제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 PCI-SIG, 새 규격 '12V-2×6 단자' 추진
PCI-SIG는 한 발 더 나아가 12VHPWR 과열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케이블 밀착 문제를 보완한 새로운 단자인 12V-2×6 단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12VHPWR 단자는 전력을 공급하는 케이블 12개와 신호를 감지하는 4핀 등 총 16개 핀으로 구성되었다. 이 중 신호 핀 4개는 그래픽카드가 요구하는 전력 최대치 감지를 위해 사용된다.
PCI-SIG가 제안하는 12V-2×6 단자는 신호 핀을 기존 대비 약 2mm 더 짧게 설계했다. 케이블을 꼭 눌러서 완전히 꽂지 않으면 그래픽카드가 요구하는 전력 수준이 감지되지 않아 정상 작동이 불가능하다.
■ 이르면 올 연말 12V-2×6 탑재 제품 등장 전망
12V-2×6 단자는 PCI 익스프레스 6.0 규격에 포함되어 있으며 이를 적용한 제품은 이르면 이달 말, 혹은 내년 상반기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기존 12VHPWR 단자를 적용한 그래픽카드와 호환성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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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그래픽카드 제조사 중 일부는 이미 12V-2×6 단자의 일부 설계를 제품에 적용중이다. 일례로 엔비디아는 자체 제조하는 지포스 RTX 4070 파운더스 에디션(FE) 그래픽카드의 신호 핀 길이를 12V-2×6 단자 규격에 맞춰 줄였다.
국내 전원공급장치 제조사 관계자는 "해당 규격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아직 전달받은 것은 아니나 여러 채널을 통해 대응을 준비중이다. 새 규격을 적용하는 것보다는 이전 출시된 제품의 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