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메디컬홀딩스’가 문제가 된 것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3년 민관합작으로 만들어진 이래 코리아메디컬홀딩스는 혈세 낭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올해는 설립 10년이 된 해이지만, 그 ‘성적표’는 초라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하 보산진)이 4월 공시한 ‘타법인 투·출자 현황’에 나와 있는 코리아메디컬홀딩스의 손익계산서는 영업이익 0원, 매출 0원, 급여 0원 등 정상적인 기업의 경영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는 발견할 수 없었다.
전화는 이미 끊긴 상태였고, 홈페이지 접속도 불가했다. 사무실이 등록된 장소도 확인해보니 ‘방을 뺀 지’ 수년째. 현재 코리아메디컬홀딩스가 어디에 있는지, 과연 운영이 되고 있는 건지조차 알 방법이 없었다.
보산진은 코리아메디컬홀딩스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이 적지 않다. 가깝게는 지난 2018년 국회 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히기기도 했다. 하지만 현 기준 보산진의 지분율은 62.7%에 달한다. 한때 추진됐던 공공기관 전환도, 그렇다고 매각도 이뤄지지 않았다.
자회사의 경영 정상화나 아예 폐업 여부는 당장은 보산진, 그 최종 결정은 복지부에 달려있다. 그렇지만 보산진이나 복지부나 이에 대해 별다른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당장 경영 정상화 방안을 묻자, 보산진으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담당 부서로부터 확인 중이라는 것뿐이었다. 보산진 홍보팀 관계자들은 기자의 전화를 받지 않거나 “바쁘서 그러느냐, 우리가 확인을 해야 알려 주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수년간 복지부와 산하기관을 출입하면서 처음 접해보는 반응이었으니 한편으론 신선한 느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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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에 홍보팀이 왜 있는가. 10년이나 된 자회사가 어떤 상태인지 홍보팀이 부서에 확인을 해봐야만 알 정도라면 그것은 바로 무능이다. 그게 아니라면 어떤 답도 내놓기 싫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니면 둘 다였거나.
혈세라는 건 국민의 피와 땀이라는 말이다. 혈세를 투입해도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가치가 있다면 정상화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설득하고 추진하면 된다. 이도 저도 아니고 ‘좀비 기업’이 되도록 자회사를 방치하면 그것은 혈세를 낸 국민들에 대한 기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