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부터 반도체 공급망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이 '반격' 카드를 꺼내들었다. 반도체 등 여러 산업에 활용되는 소재 2종의 수출을 다음 달부터 제한할 계획이다. 중국의 수출 제한이 엄격히 이뤄지는 경우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반도체·통신·전기자동차 등에 활용되는 소재 2종에 대해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는 오는 8월 1일부터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한다. 해당 소재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해외 수요업체에 대한 세부 정보를 보고해야 한다.
갈륨은 TV 및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패널, 태양광 패널, 레이더, 화합물반도체(두 종류 이상의 원소로 구성된 반도체) 등 산업 전반에 두루 쓰인다. 가전기기와 전기차 등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GaN(질화갈륨) 전력반도체도 갈륨을 기반으로 한다. 게르마늄은 광섬유, 인공위성용 태양전지 등에 활용되는 소재다.
중국이 두 소재의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경우 산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전세계 갈륨 공급의 94%, 게르마늄 공급의 83%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다.
물론 두 소재가 희귀한 금속은 아닌 만큼, 타 국가가 생산량을 확대할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다만 대체재 활용에 따른 비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중국이 두 소재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왔기 때문이다.
금속 관련 시장조사업체 CRU 그룹에 따르면 갈륨을 생산하는 국가로는 한국과 일본,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이 있다. 게르마늄은 미국, 캐나다, 벨기에, 러시아 등에서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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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수출 규제를 지속적으로 시행해 온 미국은 최근에도 중국향 AI칩 수출 규제, 네덜란드·일본을 통한 장비 수급 제한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중국은 지난 5월 미국 주요 메모리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의 제품 수입을 제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