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매각 무산 이후 미국 뉴욕증권시장(NYSE)에 상장을 추진중인 소프트뱅크가 인텔과 삼성전자, TSMC 등 주요 반도체 관련 기업에 '앵커 투자자'를 맡아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반도체 IP 주요 고객사인 인텔과 알파벳(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TSMC, 삼성전자 등 최소 10개 이상 회사에 '앵커 투자자'(핵심 투자자)로 참가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앵커 투자자로 나서는 기업에 Arm 이사회 의석이나 결정권을 주지 않을 예정이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지배권 없이 투자만 원하는 이런 제안을 받아 들일지는 미지수다.
■ 소프트뱅크, 뉴욕증시에 Arm IPO 추진중
소프트뱅크는 지난 5월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IPO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하고 Arm을 미국 뉴욕증권시장(NYSE)에 단독 상장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이르면 오는 4월 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Arm을 재상장해 최대 700억 달러(약 91조 2천800억원)를 조달할 예정이다.
이 금액은 2016년 소프트뱅크 그룹이 Arm을 인수할 때 치렀던 320억 달러(약 41조 6천130억원)의 2배 이상이다.
Arm 모회사인 소프트뱅크는 지난 1분기(회계연도 2022년 4분기)에 9천701조 엔(약 9조 7천억원)의 적자를 낸 상태다.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알리바바 지분(24.4%) 중 일부인 9.7%를 4조3천403억 엔(약 43조 4천3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 엔비디아-Arm 합병 반대하던 주요 기업에 구원투수 요청
엔비디아가 2020년 9월부터 지난 해 2월까지 Arm 인수를 추진하던 당시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삼성전자, 테슬라, 아마존 등 기업은 미국 FTC(연방거래위원회)에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당시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할 경우 엔비디아 제품과 Arm 기술의 수직 결합으로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Arm은 반도체 IP 주요 고객사인 인텔과 알파벳(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TSMC, 삼성전자 등 최소 10개 이상 회사에 '앵커 투자자'(핵심 투자자)로 나서달라고 제안하고 있다.
■ 인텔, 2021년 "Arm 인수 위한 컨소시엄 지원할 수 있다"
앵커 투자자란 회사 상장시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해 주식공개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돕는 투자자를 말한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는 회사는 인텔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2021년 2월 "업계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지분을 인수하는 건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 역시 Arm 앵커 투자자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해 10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회동한 적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Arm 관련 논의를 거쳤을 가능성이 크다.
■ Arm "앵커 투자자 참여해도 의사회나 지배권 없다"
그러나 Arm은 앵커 투자자로 참여하는 회사에 의사회 의석이나 의사결정권을 주지는 않을 방침이다.
소프트뱅크 그룹 역시 "Arm은 IPO 이후에도 소프트뱅크 그룹의 연결자회사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해 11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Arm을 그룹의 핵심 사업 부문으로 두고 향후 수 년간 Arm의 성장에 전념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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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소프트뱅크는 올해 안에 Arm을 뉴욕에 상장해도 전체 지분 중 극히 일부만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거액의 투자를 요구하되 지배권은 주지 않겠다는 의도인데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이에 얼마나 수긍할 지는 미지수다.
또 인텔은 최근 대만 TSMC와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독일과 폴란드, 이스라엘 등에 2나노급 이후 공정 반도체 생산시설을 여럿 착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수 년간 총 수십 억 달러를 이들 시설에 투자해야 하는 인텔이 앵커 투자자로 참여할 만큼의 여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