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2023] "모든 것이 AI 컴퓨터, 그 안에 ARM 있다"

르네 하스 "창업시부터 전력 효율 강조...AI가 복잡성 덜어줄 것"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5/29 18:45    수정: 2023/05/29 20:53

[타이베이(대만)=권봉석 기자] "향후 5년간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요구하는 연산량이 급증할 것이며 AI는 어디에나 존재할 것이다. 그래서 ARM은 미래의 컴퓨팅이 ARM에서 출발할 것이라 확신한다."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3(이하 '컴퓨텍스 2023') 공식 개막일을 하루 앞둔 29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그랜드 하얏트 타이베이 호텔에서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르네 하스(Rene Haas) ARM CEO가 강조했다.

29일(현지시간) 대만 그랜드 하얏트 타이베이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는 르네 하스 ARM CEO. (사진=지디넷코리아)

르네 하스 CEO는 이날 "반도체 제조 복잡성이 더해지고 있지만 칩렛 구조 기반 설계로 이 문제를 벗어날 수 있으며 저전력으로 이를 실행하는 ARM이 무어의 법칙 실현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창립 당시부터 전력 효율성 중점...ARM기반 칩 2천500억개 출하

이날 르네 하스 CEO는 "ARM 창립 시기인 30여 년 전에는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각종 반도체를 세라믹 소재로 감싸고 있었고 비용 절감을 위해 세라믹 대신 플라스틱 패키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ARM은 발열을 낮추기 위해 전력을 최대한 적게 쓰면서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르네 하스 CEO는 "30여 년이 지난 현재 ARM은 전 세계에 가장 보편화된 컴퓨터 아키텍처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르네 하스 CEO는 ”ARM은 창립 당시부터 전력 효율성을 강조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ARM 설립 이후 10년간 ARM IP로 설계된 반도체 출하량은 10억 개를 기록했다. 12년 뒤에는 50억 개를, 2021년에는 2천억 개를 넘었다. 현재는 2천 500억 개의 칩을 출하하면서 개발자와 이용자 등 폭넓은 생태계를 확보했다.

■ '무어의 법칙' 실현, 이미 한계... 기능별로 나눠야

오늘날 AI를 처리하는 주된 동력은 서버가 밀집된 데이터센터에서 나온다. 그러나 로봇을 포함해 AI와 자율주행 등 다양한 곳에서 AI 연산 능력을 요구한다. 또 데이터센터가 1년간 요구하는 전력량은 수 GWh(기가와트시)에서 수십 GWh를 오간다.

르네 하스 CEO는 "2년마다 트랜지스터 수를 늘려 연산 성능을 2배 높인다는 무어의 법칙은 이미 한계에 부딪혔다. 3나노급·2나노급 트랜지스터는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설계부터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도 계속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르네 하스 CEO는 ”각종 반도체를 기능별로 나누어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어 "과거 PC 메인보드에 여러 주변 기기를 연결하는 노스 브리지·사우스 브리지 등 각종 칩과 메모리 컨트롤러 등이 따로 존재했다. 이런 반도체를 한데 모아 생산 기간과 비용을 줄인 것처럼 향후 반도체에서도 이런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엔비디아 그레이스 CPU, ARM의 모범적인 사례"

르네 하스 CEO는 같은 날 오전 기조연설을 진행한 엔비디아를 언급하며 "그레이스(Grace) CPU는 기능 별로 구분된 서브시스템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좋은 예이며 기존 프로세서 대신 와트 당 성능에서 앞선다"고 설명했다.

르네 하스 CEO는 엔비디아와 협업을 강조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울러 "AI를 적용한 엣지 단 소프트웨어 기반 vRAN 어플라이언스를 일본 소프트뱅크, 엔비디아와 협업해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2020년 하반기 ARM 인수에 도전했지만 각국 경쟁당국과 업계 반발에 부딪혀 결국 지난 해 2월 이를 단념했다.

엔비디아는 2020년 하반기부터 ARM 인수에 도전했지만 지난 해 2월 이를 단념한 바 있다. (사진=엔비디아)

그러나 르네 하스 ARM CEO가 공식 석상에서 엔비디아와 협업을 공언한 것을 볼 때 양사의 협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 "규모 따라 AI 처리 위한 다양한 아키텍처 갖춰"

르네 하스 CEO는 이날 스마트폰, PC 등 이용자가 직접 접하는 가장 끝단(엣지)에 있는 AI 기기의 성능 효율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르네 하스는 "데이터센터나 슈퍼컴퓨터로 훈련을 거친 AI는 결국 어딘가 다른 곳에서 실행되어야 하며 현재 수요가 폭발적이다"고 설명했다.

르네 하스 CEO는 ”ARM IP를 기반으로 한 엣지 AI가 여러 기기에 이미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어 "코어텍스-M, 코어텍스-A와 말리(Mali) 등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으며 구글 픽셀7에 내장된 자동 자막 기능, 아마존 에코의 음성 인식 기능, 타이베이에 설치된 지능형 교통량 모니터링 시스템, 컴프레서 전력 소모를 줄이는 스마트 냉장고 등이 좋은 예"라고 덧붙였다.

■ "모든 사물이 AI 컴퓨터...앞으로 ARM 미래 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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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하스 CEO는 "프로세서의 능력과 가치는 소프트웨어가 있어야만 발휘되며 ARM은 30년 이상 이에 투자해 왔다. 최근 네오버스 v9 기반 개발자들이 늘어났고 강력한 개발자 커뮤니티를 갖췄다는 점에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르네 하스 ARM CEO는 ”향후 모든 사물에 AI가 탑재되며 ARM의 미래는 여전히 밝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_

이어 "앞으로는 자동차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AI를 탑재한 컴퓨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ARM과 우수한 개발자들이 함께 하면 미래는 밝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