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박태웅의 AI 강의

컴퓨팅입력 :2023/06/22 16:16    수정: 2023/06/23 13:4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챗GPT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2022년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챗GPT는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통했던 많은 분야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을 보여주면서 ‘인공지능(AI)의 힘’을 유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챗GPT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인간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글을 써내는 능력에 감탄하는가 하면, “이러다 내 일자리가 사라져버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 특히 이른바 ‘문송족’들에게 AI나 챗GPT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 같은 존재다.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강화학습, 매개변수, 토큰, 플러그인, API 같은 용어들은 외계어나 다름 없었다.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박태웅의 AI 강의’는 가뭄의 단비 같은 책이다. 중고등학생도 정독하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대화체로 쓰여 있어, 읽다 보면 자연스레 인공지능의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 특히 저자 박태웅은 단순히 인공지능에 대해 설명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인공지능으로 인해 변하게 될 사회적 충격을 예견하고, 그 우려와 대책 필요성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총 5강으로 구성돼 있다.

1강에선 인공지능의 기본 알고리듬을 설명하고 챗GPT의 개념과 원리를 다룬다. 이를 통해 이 생성형 인공지능이 왜 그토록 놀라운 글쓰기 실력을 보여주면서도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라 불리는 환각을 일으키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강은 ‘우리는 왜 챗GPT에 열광하게 되었나’란 제목 그대로 전 세계 사람들이 챗GPT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조목 조목 짚어준다. 거대언어모델의 놀라운 특징들을 밝혀주는 한편 창발성(느닷없이 나타나는 능력)이라든가, COT(Chain of Thoughts, 생각의 연결고리), 플러그인과 API 등등 인공지능에 관한 여러 지식을 쉽게 전해준다.

인공지능 기술이 장밋빛 미래만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 급부도 만만치 않다. 3강과 4강에선 바로 이런 문제들을 다룬다.

3강은 인공지능이 인간 사회에 초래할 다양한 충격과 우려점 등을 짚어준다. 저자는 오리지널의 실종, 특정 국가와 기업의 독점 문제, 데이터 오염, 지적재산권 침해, 일자리 소멸 등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다. 이런 논의를 토대로 저자는 4강에선 인공지능으로 인해 이제 모든 인류가 마음에 대한 실험을 당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5강은 독일의 녹서와 백서, 유럽연합의 인공지능법, 미국의 알고리듬 책무법안 등 다른 나라들의 여러 대책을 보여주면서 인공지능에 대해 정의조차 내리지 못한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던진다. 이어서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제시하며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것으로 이 책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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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장점은 ‘어려운 인공지능에 대해 쉽게 설명해준다’는 점이다. 하지만  저자가 쉽게 쓰기 위해 관련논문 수 십편을 읽고, 소화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깊이 있는 탐구를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긴 사람들은 저자의 지적 탐험 경로를 함께 따라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박태웅 지음, 한빛비즈)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