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영아 살해 친모…"평범한 엄마였다" 주민 '경악'

해당 아파트 주민들 "그런 일을 벌였다니…끔찍하다"

생활입력 :2023/06/22 08:29

온라인이슈팀

21일 냉장고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된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아파트. 경찰은 이날 오후 2시 해당 아파트에서 30대 여성 친모 A씨를 긴급 체포했다.

이날 오후 경찰이 현장에 왔다가고 취재진들이 몰려오자, 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은 자신들의 아파트가 언론에 나가는 게 싫다며 취재진들의 출입을 가로막았다. 일부 입주민이 경찰에 신고해 경찰들이 아파트 후문 등을 에워싸기도 했다.

2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아파트. 2023.6.21/뉴스1 © News1 배수아 기자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반응들이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아파트 근처에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이 아파트에서 30년을 거주 중이라는 주민 B씨(68)는 "그런 일이 있었냐"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A씨는 "자신처럼 몇 십년을 살고 있는 나이든 주민들도 많이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이 이사를 많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에서 다자녀 혜택도 주는데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끌끌 찼다.

영아 시신 2구를 냉장고에 유기한 친모는 해당 아파트에 이사온 지 1년여가 채 안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은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에 각각 이뤄졌는데, 해당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시신 2구도 함께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아파트 주민 C씨는 "어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불이 나가서 내려갔는데 젊고 늘씬한 예쁜 여자가 후레시를 키고 있더라"며 친모를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처음 본 사람이었고, 상냥하게 인사를 주고 받았는데 그런 일을 했다는 게 말이 되냐"며 "끔찍하다"고 몸서리쳤다.

A씨는 이미 남편 사이에 12살 딸과 10살 아들, 8살 딸 등 3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다가 취재진과 마주친 주민도 "얼마전 친모가 애기들 세 명과 손잡고 올라오는 걸 봤는데 전혀 이상하다는 느낌을 못받았다"면서 "그런 일을 벌였다는 생각이 전혀 안들만큼 너무나 평범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이날 영아살해 혐의로 친모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이를 병원에서 출산하고 곧바로 살해해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로부터 살해당한 아기의 성별은 남녀 1명씩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또 "남편에게는 낙태를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아내의 임신 사실은 알았지만 살해 여부는 몰랐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감사원은 보건복지부에 대한 감사를 벌여 출산기록은 있지만 출생기록이 없는 점을 짚었고, 복지부는 이를 수원시에 통보했다.

수원시는 A씨에 대해 현장조사를 하려했지만 A씨가 거부하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A씨에 대한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고, A씨는 현재 유치장에 입감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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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영아 시신 2구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