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이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꽤나 전향적인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자신의 SNS에 발목 부상을 알리며 "오늘은 2017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대한상의와 일본상의 회장단 회의가 부산에서 열리는 뜻깊은 행사다"며 "2030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에도 중요한 행사니 제 모습이 너무 볼썽사납더라도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기원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회의가 6년 만에 재개된 데다 일본 경제인의 부산엑스포 지지를 공식화하는 중요한 행사인 만큼 최 회장은 깁스에 목발을 짚고 서라도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 양국 경제인들이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2025년 일본국제박람회(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성공에 협력하고, 2030년 엑스포의 부산 개최 실현을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일본 출장에 나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지난 6일부터 사흘간 일본 교토에서 열리는 소비재 포럼(CGF) 글로벌 서밋에 참석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전개했다. 신 회장은 지난 3일에도 KLPGA 롯데오픈이 열린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 행사를 열었다.
이달 말 4대그룹 총수(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들은 프랑스로 동반 출장길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하기 위함이다. 후보국인 한국·사우디·이탈리아·우크라이나가 4차 프레젠테이션을 할 예정이다.
후보국 중에서도 사우디는 우리나라가 가장 견제해야 할 후보국으로 꼽힌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막대한 오일 머니를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친밀하다는 점도 경쟁요소다. 미국의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의 선택에 따라 표심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치열한 물밑경쟁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 개최지는 11월 말 BIE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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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선진국들은 최종 투표 직전까지 지지국을 표명하거나 확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만큼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이로 인해 대한상의 내부에서도 부산엑스포 유치 전략에 대해 쉬쉬하는 분위기다. PT 전에는 발표를 누가 하게 되는지조차 함구령이 내려진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유치지원민간위원회)관계자들 인터뷰도 안 하고 언론 노출을 줄이고 있다"며 "사우디 측에서 한국의 동향을 언론을 통해 파악하고 대응하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