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간호법 거부권 행사 후폭풍 일파만파

野, 국회 입법권 무시…간호계, 사상초유 집단행동 예고

헬스케어입력 :2023/05/16 13:37    수정: 2023/05/16 14:11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하고,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다. 초유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간호법 제정안을 추진했던 측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간호법안은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간호 업무의 탈 의료기관화는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갈등과 불안감이 직역 간 충분한 협의와 국회의 충분한 숙의 과정에서 해소되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국무회의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 (사진=대통령실)

그동안 간호법 제정을 추진했던 측은 허탈함과 동시에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당론으로 간호법 제정을 추진해오던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대국민 약속 파기이자 자기모순’으로 규정, 강력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입법권과 국민 건강권을 무시하고 외면한 것”이라며 “여당 의원 수십 명도 발의에 동참해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가 오랜 시간의 심사를 거쳐 합의하고 국민 다수가 찬성한 입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법안에 대한 명분없는 정략적 거부권의 남발은 결국 집권세력을 향한 '국민들의 거부권 행사'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당한 국회의 입법권을 훼손한 유례없는 행정폭거에 대해 더없는 분노와 함께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며 “갈등을 부추긴 것은 공약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말바꾸기한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이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지역사회에서의 간호 업무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향점이 간호업무의 탈 의료기관화와 동일시되느냐”며 “직역단체들의 왜곡 주장을 가감 없이 확대하고 심지어는 과대 포장하여 국민의 불안감을 초래한 것은 정부 및 집권여당”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계의 사상초유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간협이 전 회원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참여인원 10만5천191명 가운데 10만3743명(98.6%)이 ‘적극적인 단체행동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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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협은 간호사 면허 반납 등 단체행동을 펼 예정이다. 다만, 이들은 “대한의사협회와 일부 보건의료단체들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파업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따라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정부 브리핑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