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 불안감이 확대되는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시장에선 미국의 부채한도 협의 상황에 따라 원·달러 환율 범위를 1340원대에서 1200원대로 전망한다는 의견도 있다.
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0분 기준 전일 종가(1천337.0원) 대비 3.0원 내린 1천334.0원에 거래 중이다. 그러나 전날에는 1342원을 기록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의 채무불이행 불안감이 원·달러 환율의 변동을 야기하는 이유로 손꼽힌다. 현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여당인 민주당은 채무불이행 사태를 피하기 위해 공화당 측과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늘리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는 ‘미국 정부가 국가부채 한도 인상에 실패할 경우 겪게 될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연방정부가 부도에 직면 후 일주일 내에 해결되는 경우 50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3개월 이상 부채한도를 인상하지 못하는 경우 830만 명의 사람들의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 불안감이 커질 수록 외국인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 확보를 최우선 가치로 고려한다. 때문에 이들은 국내 시장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고 이는 결국 달러 강세 및 원화 약세 현상으로 이어진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미디어콘텐츠 본부장은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채무불이행 이슈는 결국 해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렇지 못한다면 정말 큰일이 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상영 본부장은 “공화당에서 주장하는 자본지출 축소안 중 일부를 백악관 측이 수용하며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을 전망한다”며 “현 상황에서 미국의 여당과 야당이 이슈 해결의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면 시장은 불확실성을 느끼고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이미 경제 성장률 자체가 위축시기에 들어선 상황에서 채무불이행 이슈가 장기화될 수록 둔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며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은 결국 원·달러 상승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며 “미국의 채무불이행 이슈가 어느정도 완화된다면 경기침체 이슈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얼마 전 기록한 1천340원을 원·달러 환율의 고점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서 본부장은 “연말로 갈수록 경기침체는 커지겠지만, ‘바닥을 딛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 때문에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가 집중되어 원·달러 환율이 1천200원보다 더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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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미국 정부가 빚을 끌어 경기를 부양했고, 그 규모는 31조 달러 이상으로 급증했다. 미국 의회는 2021년 12월 부채한도를 31조3천810억 달러로 증액했다.
이후에도 부채 규모가 계속 증가하자 올해 1월 옐런 장관은 부채발행 유예기간을 6월 5일까지 유예하는 특별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옐런 장관은 “현재 이러한 특별조치도 오는 6월 1일이 한계점”이라는 입장이다.